복잡한 분자도 한눈에! 인공지능 신약 개발의 새로운 지도, 'HiFrAMes' 탄생

이미지
  컴퓨터가 문장을 읽을 때 단어와 글자로 쪼개어 이해하듯, 이제 복잡한 약물 분자도 아주 쉽고 체계적으로 쪼개서 분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 텍사스 A&M 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분자 구조 분석 프레임워크인 'HiFrAMes(하이프레임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 기술은 마치 레고 블록을 분해하듯 복잡한 화학 구조를 의미 있는 조각으로 나누어, 인공지능(AI)이 신약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공지능이 화학의 '언어'를 더 깊이 이해해야 하는 이유 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AlphaFold3) 같은 혁신적인 AI 모델이 등장하면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한 AI라도 분자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기존에는 분자를 단순한 문자열(SMILES)이나 지문 형태의 데이터로 변환해 AI에게 가르쳤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분자가 가진 복잡한 입체적 연결 구조와 계층적인 특징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문장을 단어 단위로 쪼개지 않고 그냥 글자들의 나열로만 본다면 그 깊은 의미를 알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레고 블록처럼 분자를 분해하는 4단계 마법의 파이프라인 연구팀은 분자 그래프를 계층적으로 쪼개고 추상화하는 4단계의 체계적인 과정을 개발했다. 이 과정은 크게 '나뭇잎 사슬(Leaf Chain)' 추출, '고리 그물(Ring Mesh)' 축소, '고리 열거(Ring Enumeration)', 그리고 '연결기(Linker)' 탐지로 나뉜다. 먼저, 분자의 핵심 줄기에서 삐져나온 잔가지들을 먼저 쳐낸다. 이를 '나뭇잎 사슬'이라 부르는데, 주로 약물의 성질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다음 남은 핵심 고리 구조들을 단순화하고, 그 안에 숨겨진 모든 고리들을 하나하나 찾아낸다. 마지막으로 이 고리들을 이어주는...

다중값 유전자 알고리즘의 비밀: r-cGA는 어떻게 OneMax와 LeadingOnes를 더 빠르게 정복했나?

이미지
  다중값 유전자 알고리즘의 비밀: r-cGA는 어떻게  OneMax 와  LeadingOnes 를 더 빠르게 정복했나? “유전 알고리즘은 이진수만 다룬다?” 그렇지 않다. 이제는 0과 1을 넘어, 0·1·2·3… 여러 값을 동시에 다루는 시대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multi-valued EDA , 그중에서도  r-cGA 가 있다. 2026년, 국제 저널  Artificial Intelligence 에 실린 한 편의 논문이 이 분야의 판을 흔들었다. 덴마크 공과대학의  Sumit Adak 과  Carsten Witt  연구팀은 다중값 확률모형 기반 진화 알고리즘의  수학적 실행 시간(runtime) 을 처음으로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는 단순한 이론을 넘어, AI 최적화의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왜 여러 값을 다루는 알고리즘이 중요한가? 현실의 문제는 0 아니면 1로만 나뉘지 않는다. 스마트 공장 스케줄링, 자율주행 의사결정, 신경망 구조 탐색… 이런 문제들은 각 변수에 여러 선택지가 존재한다. 기존의  binary EDA 는 한 칸에 0 또는 1만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더 복잡하다. 한 칸에 0·1·2·3·…·(r-1)까지 들어갈 수 있다면? 탐색 공간은 폭발적으로 커진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바로  r-valued compact genetic algorithm , 줄여서  r-cGA 다. 이 알고리즘은 단순히 후보 해를 섞는 대신,  확률 분포를 학습한다 . 좋은 해가 나오면 그 방향으로 확률을 조금 올리고, 나쁜 방향은 조금 낮춘다. 마치 똑똑해지는 주사위처럼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었다. 이 알고리즘이 얼마나 빨리 최적해에 도달하는지, 아무도 정확히 몰랐다. 연구팀이 던진 질문: r-cGA는 얼마나 빠른가? 연구진은 두 가지 대표 문제를 분석했다. r-LeadingOnes r-One...

AI의 예측 가능성, 안전의 열쇠

이미지
  인공지능의 배신, 어떻게 막을까? 성능보다 더 중요한 '예측 가능성'의 모든 것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챗봇이 내 숙제를 도와주며, AI가 병을 진단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이 AI가 언제, 어디서 실수할지 우리는 미리 알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AI 연구는 주로 '성능'에만 집착했다. 얼마나 더 정확한지, 얼마나 더 똑똑한지를 겨뤘다. 하지만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언제 사고를 낼지 모르는 자율주행 차에 내 아이를 태울 수 있을까? 최근 발표된 한 논문은 우리가 이제 성능이 아닌 '예측 가능한 AI(Predictable AI)'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언제 틀릴지' 알려다오 이 연구의 핵심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파격적이다. AI가 100%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대신, 그 AI가 어떤 상황에서 성공하고 어떤 상황에서 실패할지를 우리가 정확하게 예측할 수만 있다면, 그 AI는 충분히 안전하고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다는 논리다. 예를 들어보자. 안개가 자욱하고 길이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는 자율주행 로봇이 있다고 치자. 이 로봇의 전체 성공률은 60%밖에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로봇은 안개가 낀 날에는 90% 확률로 사고를 내지만, 맑은 날에는 100% 안전하다"는 것을 미리 안다면 어떨까? 우리는 맑은 날에만 로봇을 쓰면 된다. 이것이 바로 '예측 가능성'의 힘이다. 반대로 평균 성공률이 99%인 AI라도, 언제 그 1%의 치명적인 실수를 할지 모른다면 우리는 불안해서 그 시스템을 믿고 쓸 수 없다. AI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법: '예측 가능성'의 공식 연구진은 AI가 얼마나 예측 가능한지를 측정하기 위해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 여...

로봇이 당신의 손을 오해하지 않게 하는 법! 가상 세계에서 배운 '천재 로봇 손'의 탄생

이미지
여러분은 로봇이 사람의 손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궁금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지문 인식이나 얼굴 인식은 이제 익숙하지만, 복잡하고 어질러진 공장 현장에서 로봇이 사람의 움직이는 손만 콕 집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로봇의 눈에는 배경에 놓인 장갑이나 비슷한 색깔의 기계 부품이 사람의 손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로봇이 '진짜 사람의 손'을 완벽하게 찾아내기 위해 가상 세계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친 흥미진진한 연구 결과다. 로봇의 눈을 속이는 현실의 벽, '도메인 무작위화'로 뛰어넘다 연구의 시작은 아주 현실적인 고민에서 출발했다. 로봇이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일하려면 사람의 손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하지만 공장 같은 실제 환경은 조명이 시시각각 변하고, 물건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어 로봇이 혼란을 겪기 쉽다.  그렇다고 수만 장의 실제 손 사진을 일일이 찍어서 로봇에게 공부시키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연구진은 기막힌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가짜 세계, 즉 가상 시뮬레이션에서 로봇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기술인 '도메인 무작위화(Domain Randomization)'가 등장한다. 이름은 어렵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가상 세계에서 손의 색깔을 파란색, 초록색으로 바꾸거나 배경에 말도 안 되는 무늬를 집어넣는 식이다. 로봇이 "어? 손이 왜 이래?"라고 당황할 정도로 이상한 환경을 자꾸 보여주면, 로봇은 결국 색깔이나 배경 같은 겉모습에 속지 않고 '손의 진짜 형태'라는 본질적인 특징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가상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마법 같은 방법이다. 색깔만 보는 건 하수! 깊이까지 읽어내는 '멀티모달'의 위력 연구진은 로봇에게 단순히 눈(RGB 카메라)만 준 것이 아니라, 거리감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깊이 센서)를 함께 활용하게 했다. 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