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고대 그리스의 덕목, 소프로시네(sophrosy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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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를 이루는 영혼 운전 중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행동, 소셜미디어에서 타인을 괴롭히는 행동, 최신 음모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행동, 그리고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자신의 것처럼 내세우는 행동은 서로 무관한 현대의 악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모든 행동이 하나의 특정한 덕목이 약해진 결과라고 본다. 그 덕목은 바로 소프로시네(sophrosyne)다. 고대 그리스 개념인 소프로시네는 오늘날의 표현으로는 ‘건전한 정신(sound-mindedness)’에 가깝다. 절제, 성찰, 자기 이해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성품이다. 이러한 덕목을 지닌 사람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존중과 신뢰를 받는다. 철학자이자 철학 상담가인 글쓴이는 덕과 행복의 관계를 연구해 왔다. 특히 소프로시네와 행복, 혹은 잘 살아가는 삶을 의미하는 그리스 철학 개념인 eudaimonia(에우다이모니아) 사이의 깊은 연관성에 주목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소프로시네는 훌륭한 인격, 절제, 자기 통제를 의미했다. 이는 실천적 지혜인 phronesis(프로네시스)와 연결되며, 과도한 자만심과 위험한 과신, 자기 통찰의 결핍을 뜻하는 hubris(휘브리스)와 정반대에 위치했다. 기원전 500년경 활동한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소프로시네를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보았다. 플라톤은 한 세기 뒤 소프로시네를 자기 자신을 아는 능력,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Republic)』에서 소프로시네를 이성, 기개, 욕망이라는 영혼의 세 부분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에 비유했다.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프로시네가 자기 방종과 자기 억압 사이에서 균형을 찾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마치 운동을 너무 많이 하지도, 너무 적게 하지도 않고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같다. 그는 소프로시네가 스포츠 훈련이나 악기 연습처럼 반복적인 실천을 통해 길러지는 덕목이라고 보았다. 즉 건전한 정신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워...

월드컵 속 AI: 더 정교한 전술, 더 건강한 선수, 더 안전한 관중, 그리고 새로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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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활용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컵 48개 팀, 104경기, 16개 개최 도시, 그리고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열리는 2026 FIFA 월드컵은 관중 수와 수익, 글로벌 시청자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 스포츠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월드컵이 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인공지능은 대회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축구와 엘리트 스포츠 전반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선수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경기 판정, 보안, 팬 경험 개선에도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월드컵에서 AI는 어떻게 사용될까. 누가 혜택을 얻고, 어떤 위험이 새롭게 등장할까. 경기장 안에서 AI는 어떻게 활용될까? 연구진이 축구 분야의 AI 활용 사례를 검토한 결과, AI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선수·팀·경기 분석 지원, 경기 결과와 경기 중 사건 예측, 선수 부하와 컨디션 모니터링, 부상 예측과 조기 탐지, 유망 선수 발굴 등이다. 여기에는 예상 득점, 예상 도움, 코너킥, 패스, 상대 전술에 관한 예측도 포함된다. 월드컵 기간 동안 감독들은 기존 데이터 분석과 함께 AI를 활용해 상대 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경기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경기력 지원 스태프는 AI를 이용해 선수들의 건강 상태와 웰빙을 추적하고, 잠재적 부상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승부차기는 AI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다. 각 팀은 과거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골키퍼와 키커가 어떤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과거에는 며칠이 걸리던 작업이 이제 몇 시간 안에 끝날 수 있으며, 전체 선수단을 대상으로도 수행할 수 있다. 만약 경기가 승부차기로 이어진다면, AI가 우승을 결정짓는 선방이나 결승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심판은 어떻게 달라질까? 심판 역시 AI의 도움을 받게 된다. 2022년 월드컵에...

AI 사용 사실을 밝히지 않고 소통하는 사람들, 과연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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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가 만든 글을 숨기는 행위 회의 중 적어 둔 메모를 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로 정리했다고 가정해 보자. 동료는 그 메모가 매우 명확하다고 칭찬한다. 그러나 당신은 메모를 깔끔하게 다듬은 주체가 실제로 AI였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이번에는 다른 상황을 생각해 보자. 당신은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해 있다. 오랜 친구가 진심 어린 추도사를 낭독하며 고인의 안식을 기원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는 추도사를 직접 쓰지 않았고, 모든 내용은 AI가 작성한 것이었다. 두 사례 모두 AI 사용 사실을 숨겼다는 점에서 일종의 기만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도덕적으로 그른 행동을 뜻할까?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 이 철학적 질문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AI 사용 사실이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이를 숨기려는 강한 동기를 가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은 생성형 AI가 만든 결과물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 또한 AI를 사용하는 사람을 덜 유능하거나 덜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기만 구분하기 일반적으로 기만적 행동이란 자신이 거짓이라고 아는 내용을 다른 사람이 사실로 믿게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그러나 기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철학자 John Danaher는 AI나 로봇이 만들어 내는 기만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틀을 제시했다. 로봇이 인간 행동을 그럴듯하게 모방하듯, 생성형 AI 역시 인간이 유사한 일을 하도록 돕기 때문에 이 구분은 유용하다. 첫 번째는 외부 세계에 관한 거짓말이나 왜곡이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보지 못했는데 길에서 말을 봤다고 말하는 경우다. Danaher는 이를 ‘외부 상태 기만’이라고 부른다. 두 번째는 자신에 관한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다. 예컨대 AI가 만든 작품을 보여 주며 자신이 뛰어난 예술가라고 믿게 만드는 상황이다. 그는 이를 ‘표면 상태 기만’이라고 부른다. 세 번째는 실제로 자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