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자를 위한 가장 안전한 디지털 증거 시스템이 나왔다
내부 고발자가 제로 지식 증명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통해 익명성을 유지하며 증거를 안전하게 제출하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
“누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그 말이 진짜라는 것”
부패, 횡령, 조직 범죄. 이를 폭로하는 내부 고발자의 존재는 사회를 더 투명하게 만든다.
하지만 ‘말한 사람’이 드러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두가 안다.
그래서 많은 내부 고발자들이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한다.
“신원을 들키지 않고 증거만 제출할 수 있다면?” 이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 기술이 있다.
바로 제로 지식 증명(ZKP)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결합한 디지털 증거 관리 프레임워크다.
호주 머독대학교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면서도 법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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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ZKP, 이 조합이 필요한 이유
기존 디지털 증거 관리 시스템(DEMS)은 늘 고민에 빠진다.
“정보를 완전히 숨기면 증명은 못 하고, 보여주면 프라이버시가 깨진다.”
- 내부 고발자가 문서를 제출하면, 그 진위를 따지기 위해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 수사 기관은 체인 오브 커스터디(chain of custody, 증거 이동 기록)를 남겨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발자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
- 중앙 집중형 서버는 해킹이나 내부 유출에 취약하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건 증명하되, 그것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는’ 기술, 즉 ZKP(Zero-Knowledge Proof)를 도입했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통해 모든 기록을 위조 불가능한 형태로 남기되, 내용은 비공개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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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스템은 이렇게 작동한다
1. 고발자가 증거를 제출한다
문서, 이미지, 동영상 등 어떤 형태든 가능하다. 중요한 건 이 데이터를 직접 보여주지 않고도 진짜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2. ZKP를 통해 ‘내가 진짜 증거를 갖고 있다’는 걸 증명
이때 증거 데이터 자체는 제출하지 않는다. 대신 데이터를 요약한 해시값(hash)과 난수 조합으로 만든 암호값을 생성해 증거가 조작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3.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록
이 정보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퍼블릭 체인과 달리, 여기선 수사기관 등 신뢰 가능한 주체만 참여할 수 있다.
4. ‘증거의 민감도’에 따라 보안 강도 자동 조절
문서가 단순 감사자료인지, 고위직의 부패 증거인지에 따라 채굴 난이도와 검증 강도가 달라진다.
→ 민감한 자료일수록 보안이 강해지고, 단순 자료는 빠르게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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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이름만 보면 모른다, 하지만 진짜다!”
연구팀은 단순히 이론만 제시한 게 아니다.
범죄 현장 이미지 500개를 활용해 실험했고, 실제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였다.
| 민감도 | 채굴 시간(평균) | 검증 시간(평균) | 증거 파일 크기 |
|--------|------------------|------------------|------------------|
| 높음 | 1.36초 | 3.94초 | 3.2KB |
| 낮음 | 0.0059초 | 0.73초 | 1.6KB |
즉, 민감한 증거일수록 더 오랜 시간과 강한 보안으로 다뤄진다.
하지만 검증은 여전히 빠르게 이뤄지고, 파일 내용은 노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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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발자 보호,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이 기술이 정말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보안성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 내부 고발자는 어떤 보복 없이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
- 수사기관은 ‘누가 냈는지는 몰라도, 증거가 진짜인지’는 확실히 알 수 있다.
- 법원도 조작 없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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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가지 더: 스마트함
이 시스템은 단지 기술적으로 똑똑한 게 아니다.
증거의 민감도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AI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 파일 확장자, 위치 정보, 사건 유형 등을 분석해 ‘고위험 증거’로 자동 분류
- 자연어 처리(NLP)를 통해 “횡령”, “기밀”, “브리핑” 같은 단어가 포함된 문서는 ‘고위험’으로 처리
- 민감도 분류 정확도: 89% (F1-score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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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 법정, 언론, 내부 감사까지
이 시스템은 수사기관뿐 아니라 언론 제보 시스템, 기업 내부 감사, 공익신고 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그리고 현재는 ‘양자 보안’까진 적용되지 않았지만, 향후에는 포스트 양자 암호체계도 통합될 수 있는 구조다.
즉, 미래에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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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논문
- 제로 지식 증명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통한 내부 고발자 익명성 보장: 안전한 디지털 증거 관리 프레임워크
- Preserving Whistleblower Anonymity Through Zero-Knowledge Proofs and Private Blockchain: A Secure Digital Evidence Management Framework (Creative Commons)
- 저자: Butrus Mbimbi (Murdoch University) 외 2인
- 발행 일자: 2025년 4월 17일
- 저널의 이름: Blockcha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