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친환경 소비까지 설계한다?

 


소비자 마음속 ‘AI에 대한 인식’이 초록빛 선택을 좌우한다


“환경을 생각해 친환경 제품을 샀다.”

과연 그 선택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최근 한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때, 그 결정에 ‘인공지능(AI)’에 대한 인식이 깊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인도 연구진 바트나가르(Apoorva Bhatnagar)와 샤르마(Megha Sharma)는

AI에 대한 인식이 친환경 소비의 ‘의도’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단순히 AI가 마케팅에 쓰인다는 차원이 아니다.

AI가 ‘어떤 존재’로 인식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걸 증명해낸 것이다.


AI는 ‘셋’이다: 유익한 AI, 파괴적 AI, 위험한 AI


연구는 AI를 세 가지로 나눈다.


1. 유익한 AI(Beneficial AI)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고, 정보 탐색과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도구

    예: 챗봇, 제품 추천 시스템, 자동화된 상담


2. 파괴적 AI(Destructive AI)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윤리적 문제를 유발하는 AI

    예: 데이터 무단 수집, 조작된 콘텐츠, 사고 유발 기술 등


3. 위험한 AI(Risky AI)

    데이터 유출, 일자리 대체, 알고리즘 편향 등 불확실한 위험이 내포된 AI


이 세 가지가 소비자의 친환경 구매 의도(그린 구매 의도)와

실제 구매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한 게 이번 연구다.


연구 방법: 124명의 응답자, 5가지 변수


연구는 구조화된 설문조사를 통해 124명의 소비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했고,

‘기술수용모델(TAM)’과 ‘혁신저항이론(IRT)’을 기반으로

AI에 대한 인식이 친환경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조방정식(SEM)으로 분석했다.


사용된 주요 변수는 다음 다섯 가지다:


 유익한 AI 인식

 파괴적 AI 인식

 위험한 AI 인식

 친환경 구매 의도

 친환경 구매 행동


결과: 유익한 AI가 소비자의 초록빛 행동을 이끈다


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유익한 AI는 친환경 구매 의도와 행동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AI가 믿을 수 있고 편리하다고 느낄수록,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을 더 많이 사고자 한다.


 파괴적 AI는 의도에는 긍정적, 행동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 즉, “그래도 환경은 생각해야지”라고 의도하더라도, 실제로는 AI 불신 때문에 구매를 주저한다.


 위험한 AI는 두 가지 모두에 유의미한 영향이 없다.

  → 우려는 있지만, 실제 소비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친환경 구매 의도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

  → 예상대로, 의도가 있으면 행동도 따라온다.


이게 왜 중요할까?


이 결과는 단순한 ‘트렌드 분석’이 아니다.

AI가 마케팅에 활용되는 시대, 소비자는 AI 자체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이 제품은 챗GPT가 추천했어" → 신뢰할까, 의심할까?

 "추천 시스템이 내 데이터를 얼마나 수집했을까?"

 "이 브랜드는 AI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이런 질문들이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친환경 여부보다 먼저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브랜드의 도우미가 아니라, 브랜드의 인식 자체가 되어가는 시대다.


브랜드와 마케터가 배워야 할 점


연구는 브랜드와 기업에 몇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1. AI를 단지 효율 도구로만 보지 마라.

   → 소비자는 그 기술이 ‘윤리적인가’를 묻는다.


2. 친환경 전략에 AI를 결합하라.

   → 예: AI가 제품 생산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설명


3. 소비자에게 AI 활용 정보를 공유하라.

   → “당신의 데이터는 이렇게 쓰였습니다”라는 투명성은 신뢰를 높인다.


4. 소비자 불안을 줄이는 ‘휴먼 터치’도 남겨둬라.

   → 전부를 AI가 대신하지 말고, 사람의 설명과 안내가 함께 가야 한다.


결론: “AI가 아니라, ‘어떤 AI’인가가 중요하다”


소비자는 더는 AI를 단일한 기술로 보지 않는다.

어떤 AI인가, 어떻게 쓰이는가, 신뢰할 수 있는가를 판단한다.


그리고 그 판단이, 결국 친환경 제품을 사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AI는 기업에게 있어 도구이자, 철학이자, 브랜드 그 자체다.

이제는 기술보다, 소비자의 신뢰가 먼저 설계되어야 한다.

출처 논문

Bhatnagar, A., & Sharma, M. (2024). Artificial Intelligence and Consumer’s Perception: A Research on Environmentally Conscious Consumer. Journal of Metaverse, 4(2), 105–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