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경제, 지금 어디까지 왔나?

디지털 전환중이다
현실 경제가 디지털로 이동중이다.

"현실이 디지털로 이사 가는 중입니다"


가상현실 속 아바타가 물건을 사고, NFT가 고급 브랜드의 희소가치를 대신하며, 회의는 회의실 대신 메타버스에서 열린다. 이런 풍경이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현실'이 '디지털'로 이동하는 시대, 바로 '피지컬 투 디지털(Physical to Digital)' 전환의 시점에 서 있다.


이제 학문과 산업계 모두가 이 전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경제 연구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

터키 도쿠즈 에윌 대학의 연구진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2018년부터 2024년까지의 학술 데이터를 분석해, 메타버스 경제 연구의 흐름과 구조를 들여다봤다.


메타버스 경제, 왜 중요한가?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NFT 등 다양한 기술의 집합체다. 그 안에서는 인간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된다.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다. 이건 ‘경제 구조 자체의 재편’이다.


예를 들어, 가상 병원이나 디지털 캠퍼스는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다. 명품 브랜드는 NFT로 ‘디지털 희소성’을 만들고,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쇼핑, 학습, 업무에 참여한다.

실물 없이도 돈이 돌고, 제품이 팔리며, 노동이 이뤄지는 세계. 이것이 바로 메타버스 경제다.


학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이 연구는 Scopus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총 523편의 논문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경제 연구를 분석했다.

분석 도구는 VOSviewer 소프트웨어. 키워드, 저자, 기관, 국가 간의 연결망을 시각화하고 연구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툴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연구 수의 폭발적 증가다. 2018년에는 단 2편이었던 관련 논문이, 2024년에는 271편에 달했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메타버스 관련 논의도 함께 폭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장 활발하게 연구를 이끈 국가는 영국, 중국, 미국이었다. 특히 영국은 '연결 강도'에서도 1위를 기록해, 활발한 국제 공동 연구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기관별로는 RMIT 대학, 옥스퍼드 대학, UCL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기관은 핀테크, 디지털 자산, 플랫폼 거버넌스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하고 있나?


가장 많이 다뤄진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 Blockchain (블록체인)

* Metaverse (메타버스)

* Cryptocurrency (가상화폐)

* NFT

* 인공지능 (AI)

* 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


이 키워드를 기반으로 연구는 다음 다섯 가지 주제로 분류됐다:


1. 금융 디지털화와 블록체인 도입 (노란색 클러스터):

   디지털 금융의 탈중앙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기술 수용 모델 등이 중심이다.


2. 소비자 행동과 개인정보 이슈 (초록색):

   VR 기반 마케팅, 소비자 신뢰, 개인정보, 빅데이터, 기술 수용성과 같은 사회-기술적 문제.


3. NFT, Web3, DeFi 중심의 자산 혁명 (빨간색):

   디지털 자산 소유권, 스마트 계약, 탈중앙화 금융 등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4. 거버넌스, 윤리, 책임 이슈 (보라색):

   가상 세계에서의 거버넌스 모델, 사용자 보호, 플랫폼 책임.


5. 거시경제 변화와 스마트 시티 (파란색):

   AI와 디지털 경제가 이끄는 경제 성장, 고용 변화, 스마트 도시 설계 등.


산업별 영향: 교육, 의료, 유통까지


메타버스 경제는 전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교육: VR을 통한 몰입형 교육, 가상 캠퍼스, 글로벌 협업. 장애 학생이나 지역 격차 해소에도 기여.

 의료: 원격 진료, 가상 병원, 의료 시뮬레이션, 심리사회적 지지 등에서 새로운 접근 제공.

 소매와 마케팅: 아바타 기반 쇼핑, 몰입형 브랜드 경험, 디지털 트윈 매장.


특히 럭셔리 브랜드는 NFT를 통해 ‘디지털 희소성’ 개념을 재정의하며, 젊은 소비자층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Gucci나 Balenciaga 같은 브랜드들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접근 격차’와 ‘불평등’


하지만 이 새로운 디지털 경제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


 고속 인터넷, 고사양 장비, 디지털 금융 접근성 등에서 격차가 존재한다.

 블록체인 이해도나 디지털 자산 활용 능력도 국가·계층에 따라 다르다.


이 때문에 메타버스는 자칫 새로운 '디지털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반면, 올바른 정책과 인프라 투자만 갖춰진다면, 비은행 계층이나 실직자에게도 새로운 경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내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는 실물 시장에서는 기회를 얻기 힘들었던 이들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등은 소외된 집단의 자기 표현과 자존감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메타버스 경제, 앞으로는?


이 연구는 단순히 연구 트렌드를 집계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메타버스 경제가 만들어갈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디지털 자산 소유권, 조세, 데이터 보호 등 규제 프레임워크 수립이 필수.

 산업적으로는 메타버스에 특화된 기업 모델, 브랜드 전략, 인프라 투자 등 전략 재설계 필요.

 학문적으로는 기술+경제+사회가 융합된 새로운 연구가 요구된다.


결국, 메타버스 경제는 단지 '가상세계에서 놀자'는 개념이 아니다.

현실 세계의 경제 모델, 소비 행태, 일자리 구조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디지털 경제 대전환'의 핵심이다.



출처 논문

Tuncsiper, Z., Sanlisoy, S., & Aydin, U. (2025). Economic Transformation from Physical to Digital: A Bibliometric Analysis of the Metaverse Economy. Journal of Metaverse, 5(1), 2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