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인간 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는 인공지능과 인간 전문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미지에는 빛나는 파란색 회로와 데이터 스트림을 가진 AI 알고리즘을 나타내는 상호 연결된 노드의 역동적인 네트워크와 사려 깊은 표정으로 협업적인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다양한 개인으로 묘사된 인간 전문가가 표시된다.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은 현대 인류가 직면한 가장 복잡한 도전 과제다. 이 거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로 조직 내 의사결정에서 AI가 인간 전문가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는 AI가 전문가의 기능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으며, 어떤 영역에서는 한계가 존재하는지를 사회시스템 이론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라는 복합적 사회 변화 맥락에서 AI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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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란 무엇인가: 인간 전문성의 세 가지 차원


조직은 복잡한 환경 속에서 의사결정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고 지속성을 확보하는 '사회 시스템'이다. 이때 '전문성'은 사실적(factual), 시간적(temporal), 사회적(social) 복잡성을 줄여주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 사실적 차원에서는, 전문성은 문제를 특정 맥락에서 명확히 정의하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조직의 현실 인식을 안정화시킨다.

* 시간적 차원에서는, 과거의 경험과 미래 예측을 연결해 현재의 의사결정을 정당화하고 장기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한다.

* 사회적 차원에서는, 특정 인물이나 직책이 '전문가'로 인정받음으로써 의사결정 권한이 부여되고, 조직 내 신뢰와 정당성이 확보된다.


이러한 전문성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맥락을 읽고 판단하며 의미를 구성하는 해석적 능력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AI와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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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의 가능성과 한계: 전문가의 기능을 얼마나 수행할 수 있나?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반복적 작업을 자동화하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 기능을 '부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 맥락 감지 능력 부족: AI는 통계적 패턴 인식에는 강하지만, 데이터 뒤에 숨겨진 사회적·문화적 의미를 해석하거나, 새로운 맥락에서 기존 지식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데는 취약하다.

* 미래 지향적 사고 부재: AI는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반응적 시스템이기 때문에, 미래 시나리오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거나 창의적인 전략을 구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 정당성과 신뢰의 결여: 인간 전문성은 자격, 교육, 사회적 인정 등을 통해 신뢰를 얻지만, AI는 비투명한 작동 방식(블랙박스 문제)과 사회적 정당성의 부재로 인해 결정권을 부여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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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가능한 전환에서의 AI 활용: 혼합형(hybrid) 접근이 해답


기후 변화 대응이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은 단순한 기술 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다중 규모의 정책, 장기적인 관점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논문은 다음과 같은 '전문성의 하이브리드화'를 제안한다:


1. 사실적 차원: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인간 전문가가 이를 해석하여 다영역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전환 정책은 기술,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전문 분야의 통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2. 시간적 차원: AI는 단기적 최적화를 도울 수 있으며, 인간 전문가는 장기적 시나리오를 설계한다. 두 체계의 조합이 현실 대응력과 미래 대응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3. 사회적 차원: AI는 정보 접근성과 공유를 넓힘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전문가 집단은 그 해석과 조율을 담당함으로써 정당성과 협업을 이끈다.


이러한 혼합형 접근은 단지 기술적 진보를 넘어, 사회적 신뢰와 포용, 윤리적 판단까지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전환의 핵심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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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AI는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이번 논문은 AI가 일부 전문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해석력, 사회적 신뢰, 미래 지향적 전략 수립 능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오히려 지속가능한 전환과 같은 초복잡한 문제 상황에서는 AI와 인간 전문성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궁극적으로 AI는 인간 전문가의 역량을 보완하고 확대하는 '조력자'로 활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 교육,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 낙관주의도, 기술 회의주의도 아닌, 맥락 중심의 실용적 접근이 AI 시대의 조직과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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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illi M and Labraña J (2025) Is AI a functional equivalent to expertise in organizations and decision-making? Opportunities and pitfalls for AI in the context of just transitions. *Front. Artif. Intell.* 8:1571698. doi: 10.3389/frai.2025.1571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