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이 바꾸는 창업교육의 풍경


 AI와 창의성, 창업교육의 교실에서 만나다

창업교육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한 기술 교육이나 사업계획서 쓰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의 세상은 단순한 창업 기술보다, 더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유연한 사고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 특히 대형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25년 5월, 박정현, 김선주, 이성태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은 이런 변화의 중심을 짚는다. 제목은 AI and Creativity in Entrepreneurship Education: A Systematic Review of LLM Applications” — 직역하자면, <창업교육 속 AI와 창의성, 그리고 대형 언어모델의 적용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다.


왜 창업교육에 ‘창의성’이 중요해졌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은 직업 세계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는 기계가 대신하고, 새로운 기술 기반의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바로 창의성, 회복탄력성, 자기 주도성이다.

창업교육은 이제 단순히 창업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문제 해결력과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주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LLM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LLM, 창업교육의 조력자로 떠오르다

LLM이란,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이다. ChatGPT 같은 도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디지털 코치가 된 셈이다.

논문은 36편의 학술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PRISMA 방식)해, LLM이 창업교육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 LLM은 자기 효능감과 몰입도를 높이고,

*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증진시키며,

* 다문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나요?”

연구진은 창업교육에서 LLM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한다:

* 비즈니스 모델 설계: LLM은 수많은 사례와 이론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해주고, 사업계획서 작성을 돕는다.

* 시장 분석 시뮬레이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겟 시장을 분석하고, 피드백을 준다.

* 의사결정 훈련: 복잡한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고 훈련을 돕는다.

*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훈련* 다양한 언어와 문화에 대응하는 대화를 연습하게 해준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이론적인 지식’이 아니라, 실전형 역량을 기르게 된다.


“그럼 AI가 창의적인 생각도 하나요?”

흥미로운 건, 논문이 창의성을 단지 ‘아이디어를 잘 내는 것’이 아니라, 과정 전체로 본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5가지 요소(Actor, Process, Outcome, Domain, Space)를 기준으로 LLM의 역할을 평가했다.

1. Actor(주체): 학습자와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수정하는 ‘디지털 동료’로서 작동한다.

2. Process(과정):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거기서 좋은 것을 골라내는 사고 과정에 도움을 준다.

3. Outcome(결과): 실제로 참신하고 실행 가능한 결과물을 내게 도와준다.

4. Domain(분야): 해당 창업 주제나 산업에 특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5. Space(환경): 디지털 협업 환경에서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고 토론하게 한다.


이처럼 LLM은 ‘도구’가 아니라, 함께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없을까?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논문은 다음과 같은 한계와 우려점도 함께 지적한다.


*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 창의적 사고보다 AI에 ‘물어보는 것’만 하게 될 수 있다.

* 아이디어의 획일화: 기존 데이터 기반이기에, 뻔한 답만 반복될 위험이 있다.

* 윤리적 문제: 데이터 편향, 개인정보 보호, 결과의 검증 가능성 등 다양한 이슈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AI를 대체물이 아닌 ‘증강 도구’로 쓰되,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는 교육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론: “AI와 함께 창의적으로 생각하기”가 핵심

이 논문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 수 없다. 그러나 함께할 수는 있다.

창업교육에 있어서도 AI를 그냥 정보 검색용 도구로만 쓰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현하는 과정의 동반자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지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실험하며 실패도 해보는 ‘창의적 실행자’로 성장하게 된다.

앞으로의 창업교육은 아마 이렇게 바뀔 것이다: 칠판 대신 챗봇과 함께, 교재 대신 대화와 실험으로. 상상 속 아이디어가 AI와 함께 구체적인 계획으로 탈바꿈하는 교실. 

그 중심에 바로 LLM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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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논문

Park, J.-H.; Kim, S.-J.; Lee, S.-T. *AI and Creativity in Entrepreneurship Education: A Systematic Review of LLM Applications.* AI 2025, 6,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