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뇌종양 판별 더 똑똑하게 해낸다

 

AI가 뇌 MRI 영상에서 종양을 분석하는 과정을 시각화한 일러스트 –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의 상징적인 모습.

-


의료 인공지능(AI)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복잡하고 정밀한 판단이 필요한 분야인 뇌종양 진단에서 AI의 활약이 눈부시다. 최근 파키스탄 공과응용과학연구소(PIEAS)의 연구진은 MRI 영상을 기반으로 뇌종양 종류를 정확하게 분류하는 새로운 AI 모델을 발표했다. 그 정확도는 무려 99.7%에 달한다!


말도 많고 종류도 많은 뇌종양, 도대체 왜 이렇게 어려울까? 뇌는 인체 중 가장 복잡한 기관이다. 이 안에서 자라는 종양도 120가지가 넘는다.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종양의 위치, 크기, 모양이 워낙 다양하다는 것. 여기에 MRI 영상은 고해상도지만 해석은 여전히 전문가의 눈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연구진이 주목한 건 바로 딥러닝, 그 중에서도 ‘자기 주의 메커니즘(Multi-Head Self Attention, MHSA)’과 ‘ResNeXt CNN’이라는 고성능 인공지능 기술이었다.


---


 뇌 MRI를 더 똑똑하게 해석하는 AI, 어떻게 가능했나?


이번 연구에서 핵심이 된 건 두 가지 기술의 조합이다. 하나는 'ResNeXt 101_32×8d'라는 고성능 CNN(합성곱 신경망)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MHSA’, 즉 여러 부위에 동시에 주의를 기울이는 자기 주의 메커니즘이다.


ResNeXt는 이미지를 세밀하게 쪼개서 특징을 추출하는 데 강하고, MHSA는 이미지 전체를 바라보며 맥락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두 기술을 결합하면 국소적인 정보와 전체적인 흐름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이 완성된다.


MRI 이미지를 이 AI 모델에 입력하면, 먼저 이미지의 크기와 색상값을 조정하고, 밝기나 대비도 약간씩 바꾸어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한다. 그런 다음, ResNeXt가 주요 시각적 특징을 뽑아내고, MHSA가 그중 중요한 정보를 강조하며 학습한다. 마지막으로는 ‘소프트맥스 분류기’가 종양의 종류를 판별한다. 놀랍게도 이 모든 과정이 거의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


 얼마나 정확했을까?


연구진은 두 개의 공공 MRI 데이터를 사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 DS-1: 4가지 종류의 뇌종양 (교모세포종, 수막종, 뇌하수체종양, 정상)

* DS-2: 7가지 종류의 뇌종양 (여기에 신경세포종, 슈반종, 성상세포종이 추가)


그 결과는 놀라웠다. DS-1에서는 99.7%, DS-2에서는 98.8%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재현율, 정밀도, F1 점수 등 다양한 지표에서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다른 최신 AI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도 모두 압도적인 성과였다.


특히 시각화 도구인 Grad-CAM을 통해 AI가 실제로 뇌 영상에서 어떤 부위에 주목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단순히 숫자만 높이려는 모델이 아니라 해석 가능한 AI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진단 정확도는 올라가고, 의사의 부담은 줄고


이 모델이 의료 현장에 도입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가장 큰 장점은 진단의 신속성과 정확성이다. 의사가 놓칠 수 있는 미세한 이상까지도 AI가 감지해준다. 특히 일반적인 진단 시스템이 3~4가지 종양만 구분하던 데 비해, 이 모델은 7가지 이상을 동시에 분류할 수 있어 실제 임상에 더 가깝다.


물론 한계도 있다. AI 모델은 여전히 ‘블랙박스’처럼 내부의 작동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다. 그리고 데이터의 질과 다양성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명 가능한 AI 기법도 도입하고 있고, 향후에는 다른 암종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


 AI가 바꿀 미래 의료의 모습


이번 연구는 단지 정확한 AI 모델을 만든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임상에서 사용 가능한, 해석 가능한, 확장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앞으로는 뇌종양뿐 아니라 유방암, 간암, 폐암 같은 다른 종양에도 같은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MRI 외에도 PET나 CT 같은 다른 영상 데이터까지 통합할 계획도 갖고 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도와 더 나은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 이 연구는 그 가능성을 실현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

**출처 논문**

Naeem, M.; Majid, A. Enhanced Classification of Brain Tumor Types Using Multi-Head Self-Attention and ResNeXt CNN. *J. Artif. Intell.* 2025, 7, 116–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