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도우미, '코러닝(Co-Learning)'이 뜬다
프로그래밍 왕초보도 고장난 코드를 스스로 고칠 수 있을까?
“왜 내 코드는 안 돌아가지?”
초보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화면을 보며 답답해했을 것이다. 에러 메시지는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 같고, 도움을 구할 사람도 없다면? 바로 이 절망의 순간을 파고든 연구가 있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AI가 초보자의 코드 오류를 함께 학습하고 수정해주는 ‘코러닝(Co-Learning)’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등장했다. 단순히 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마치 프로 개발자처럼 코드의 문제를 분석하고, 수정하고, 설명까지 해준다는 것이다.
<대체 뭘 만든 걸까?>
논문 제목은 다소 복잡하다. “대화형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다중 에이전트 협업 프레임워크 기반 코드 학습(Co-Learning)”이란다.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AI 여러 대(에이전트)가 팀을 이뤄, 초보자의 코드를 함께 분석하고 고쳐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여기서 핵심은 단 하나의 AI가 아니라, 다섯 개의 역할을 가진 에이전트들이 협업한다는 점이다.
* 메인 에이전트: 모든 에이전트를 총괄하며, 사용자와 직접 대화한다.
* 수정 에이전트: 코드 오류를 고친다.
* 해석 에이전트: 코드가 왜 잘못됐는지 설명한다.
* 테스트 에이전트: 수정된 코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한다.
* 주석 에이전트: 코드를 설명하는 주석을 자동으로 달아준다.
이 모든 과정은 사람처럼 자연어로 이루어진다. 코드를 입력하면 AI들이 마치 팀 회의를 하듯 서로 말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놀랍게도 이 과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강화학습(정확히는 환경강화학습, E-RL)으로 최적화되었다.
<AI가 직접 배우며 성장한다>
이 시스템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환경강화학습(Environmental Reinforcement Learning, E-RL)'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쉽게 말해, AI가 스스로 잘한 행동에는 보상을 주고, 실수하면 벌점을 주며 스스로 성장하게 만드는 방식이다.이 과정에서 사용된 세 가지 대표 언어 모델은 다음과 같다:
* ERNIE: 성능은 뛰어나지만 느리다.
* LLAMA: 성능과 속도의 균형이 좋다.
* Spark: 빠르지만 정답률이 낮다.
코러닝은 입력 코드의 길이와 복잡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한다. 짧은 코드는 빠른 Spark로, 긴 코드는 강력한 ERNIE로 처리하는 식이다. 여기에 ‘반복 테스트→실패→해석→재도전’ 과정을 거치며, AI는 점점 더 똑똑해진다.
<실제 실험에서는 어땠을까?>
연구진은 총 702개의 오류 코드로 실험을 진행했다. 처음엔 일부러 오류가 섞인 코드를 만들어놓고, AI가 얼마나 잘 고칠 수 있는지 평가한 것이다.
그 결과는 꽤 고무적이다:
* 코러닝은 단일 모델보다 최대 15% 더 빠르고, 정확도는 3% 높았다.
* 가장 효율적인 조합은 E-RL을 통한 자동 모델 선택 + 다중 에이전트 협업이었다.
* 평균적으로 5번 이내 반복 시도 끝에 대부분의 오류를 고칠 수 있었다.
게다가 단순히 코드를 고치는 것을 넘어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에 대한 설명과 주석까지 달아주는 '종합 솔루션'이었다. 초보자가 혼자서도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셈이다.
<사람처럼 고치고, 설명까지 해주는 AI>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일종의 ‘러버덕 디버깅(rubber duck debugging)’을 모방했다고 말한다. 이는 개발자가 책상 위 오리 인형에게 코드를 설명하면서 스스로 오류를 찾는 고전적인 방식이다.코러닝은 여기에 AI의 협업과 학습 능력을 더해, 러버덕보다 훨씬 똑똑한 친구가 된 셈이다.
결국 이 시스템은 교육용 도우미, 프로그래밍 학습 도구, 기업용 코드 검수 보조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단순한 코드 수정기가 아니라, 코드를 배우고 가르치는 동료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은 어디로?>
연구진은 앞으로 더 복잡한 코드,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확장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는 모델의 성능 기반으로만 LLM을 선택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학습된 환경 데이터를 활용해 스스로 기준을 업데이트하도록 진화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초보자뿐 아니라, 모든 개발자에게 ‘AI 멘토’를 제공하는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코러닝, 이 이름을 기억해두자. 가까운 미래에 당신의 코드 옆에서 말없이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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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논문Yu, J., Wu, Y., Zhan, Y., Guo, W., Xu, Z. and Lee, R. (2025) Co-Learning: code learning for multi-agent reinforcement collaborative framework with conversational natural language interfaces. 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 8:143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