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포렌식의 결정적 한 수, 블록체인이 증거를 지킨다
블록체인 기반 IoT 포렌식 보안 시스템— 중앙의 자물쇠 방패는 데이터 보호를 상징하고, 주변의 스마트 냉장고, 카메라, 센서 등은 IoT 기기를, 체인과 블록 아이콘은 블록체인을 통한 증거 무결성 보장을 나타낸다. 각 사용자 아이콘은 수사 관계자의 접근과 기록을 의미한다. |
"스마트홈 살인사건, 증거는 냉장고였다?"
스마트 스피커가 살인 사건의 증인이 될 수 있다면 믿겠는가?
오늘날의 범죄 현장은 더 이상 현장 CCTV나 목격자 증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냉장고, 체중계, 온도조절기까지 모두 잠재적 목격자이자 '디지털 증인'이 된다.
이런 시대에 범죄 수사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IoT 포렌식 시스템이다. 최근 논문에서는 이 시스템을 실제로 설계하고, 테스트한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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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데이터를 남긴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수많은 IoT 기기가 우리 생활을 감시하고 있다. 문제는 그 데이터를 법정에서 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통적인 포렌식 시스템은 몇 가지 큰 약점을 갖고 있다:
* 데이터 위·변조 위험
* 사라지기 쉬운 휘발성 정보
* 다양한 제조사와 포맷으로 인한 호환성 부족
* 사건 발생 시점부터 법정 제출까지의 '연결고리 부재'
쉽게 말해, 스마트 도어락의 출입 기록이 남아 있어도, 그것이 조작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방법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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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수사에 개입하다
논문에서 제안한 해결책은 PBCIS-IoTF** 이름의 시스템이다.
Permissioned Blockchain Integration Solution for IoT Forensics, 줄여서 PBCIS-IoTF.
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갖는다:
1. Raspberry Pi 같은 IoT 장비에서 데이터를 수집
2. 수집된 정보를 SHA-256 해시값으로 암호화
3. 이 해시를 Hyperledger Fabric 기반 블록체인에 저장
4. 동시에 AWS에 HTML 웹페이지를 띄워, 사용자 활동도 기록
5. 모든 노드는 서로 동일한 데이터를 유지하며 위·변조를 방지
즉, 사건이 발생하면 누가 어떤 기기를 언제 조작했는지를 명확히 기록하고,
어떤 증거가 남았고 그것이 진짜임을 수학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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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스템이 왜 특별한가?
논문은 PBCIS-IoTF의 강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완전한 증거 보존: 중앙 서버 없이도 모든 노드가 동일한 해시값을 유지
* 위조 불가능한 데이터 기록: 블록체인이 해시값을 통해 변경 여부를 감지
* 사용자 행동 추적 가능: 누가, 언제, 어떤 IoT 기기에 접근했는지 로그 저장
* 법원 접근 가능: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HTML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 즉시 접근 가능
기존 포렌식 시스템에서는 증거물의 ‘진위성’ 입증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
이제는 블록체인이 “이 데이터는 변조되지 않았습니다”라고 수학적으로 보증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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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받은 사람만 들어오시오" — Permissioned Blockchain
여기서 중요한 차별점은 '퍼블릭'이 아닌 퍼미션드 블록체인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건 비트코인처럼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권한을 부여받은 사용자만 들어올 수 있는 사설망이다.
왜 이게 중요할까?
* 기밀성 유지: 민감한 수사 데이터를 아무나 볼 수 없게 함
* 책임 추적 가능: 누가 블록에 접근했는지 기록됨
* 빠른 속도와 고효율: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처리 속도가 빠름
즉, 보안이 중요한 수사 환경에 맞춤화된 시스템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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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도 해봤다
이론만 있는 게 아니다.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실제 실험을 진행했다:
* Raspberry Pi를 IoT 기기로 사용
* 사용자의 행동을 웹페이지에서 추적
* Hyperledger 블록체인에 해시 저장
* 노드 4개를 구성해, 하나가 꺼져도 데이터 유지 가능성 확인
* 해시값 비교를 통해 위조 여부 검증
결론은 명확하다:데이터의 무결성(Integrity)과 진위성(Authenticity)이 완벽하게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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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넘어야 할 산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 다양한 IoT 기기마다 포맷, 운영체제가 달라 호환성 문제
* 블록체인 이해도가 낮은 수사관에게는 학습 장벽
* 국제 공조를 위한 법적 표준 미비
* HTML 기반 시스템이 웹 해킹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음
하지만 이 연구는 분명 IoT 포렌식의 실용화를 위한 커다란 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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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수사의 미래, 블록체인이 책임진다
우리가 남긴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흔적은 '증거'라는 이름으로 돌아와 진실을 밝힌다.
증거가 진짜임을 입증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그 기술을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PBCIS-IoTF는 그런 기술과 신뢰의 중간지점을 만든 시도다.
앞으로 스마트 시계, 냉장고, 자동차가 범죄 수사의 ‘열쇠’가 될 때,
그 열쇠를 진짜로 만들고 지켜주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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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IoT포렌식 #블록체인 #디지털증거 #사이버수사 #HyperledgerFab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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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논문
Mbimbi, B.; Murray, D.; Wilson, M. *IoT Forensics-Based on the Integration of a Permissioned Blockchain Network*. Blockchains 2024, 2, 482–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