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으로 추적한 ‘Taum Sauk 댐 붕괴’ 이후 식생 복원의 타임라인
타움 소크 댐 붕괴 후, 황폐했던 산지에 다시 풀과 도마뱀이 돌아왔다
초대형 댐 붕괴 사고 20년 후, 자연은 어떻게 회복했을까
2005년 12월 14일,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타움 소크(Taum Sauk) 수력발전소에서 댐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단 12분 만에 5백만 입방미터의 물이 쏟아져 내려, 2.6km에 걸쳐 산림을 쓸어버리고 토양과 생명을 모두 지워버렸다.
이후 피해 원인과 구조물 복구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놀랍게도 이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회복되었는지에 대한 장기 연구는 거의 없었다.
워싱턴대학교(세인트루이스)의 연구진은 2005년부터 2024년까지 19년에 걸친 위성 데이터와 현장조사를 결합해 식생 복원 과정 전체를 시간대별로 추적하는 독보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
댐 붕괴는 어떻게 일어났나?
타움 소크 발전소는 산꼭대기와 계곡 사이의 저수지를 번갈아 가며 물을 퍼올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상부 저수지에 수위 감지 센서가 고장난 상태로 수위가 계속 상승했고, 결국 콘크리트 댐이 터져 순식간에 거대한 급류가 아래쪽으로 쏟아졌다.
이 홍수는 단순한 물 폭탄이 아니었다. 바위, 나무, 흙을 끌어안고 산을 따라 쓸려내려가면서 폭 240m, 깊이 최대 6m, 길이 2.6km의 '스카워(scour, 침식 구역)'를 만들어냈다.
---
연구 방법: 위성 데이터 + 현장 조사 + 생물 지표까지
연구팀은 Landsat, RapidEye, Dove, SuperDove 등 다양한 위성의 이미지 20장을 활용해 ‘NDVI(식생 지수)’를 분석했다.
NDVI는 식물의 광합성 활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높을수록 건강한 녹색 식생이 많다는 뜻이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 스카워 지역의 식생 변화를 연도별로 분석하고,
- 스카워 경계로부터 0~120m, 120~240m 떨어진 두 구역과 비교했으며,
- 직접 발로 뛰며 관찰한 현장조사와
- ‘동부목도리도마뱀’이라는 생물지표종을 이용해 식생 회복 상태를 검증했다.
---
결과: ‘회복’까지는 10년이 넘게 걸렸다
📉 2005년 → 2006년
식생 지수는 72%에서 33%로 급감했다.
모든 식물은 사라졌고, 스카워 전체가 사실상 생명 없는 돌밭이 되었다.
📉 2006년 → 2012년
NDVI 값은 여전히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현장 조사 결과 실제로도 풀 한 포기 보기가 힘들었고, 살아남은 생물은 없거나 이동 중인 야생 동물뿐이었다.
📈 2014년부터
드디어 스카워 내부에도 뚜렷한 식생 회복의 조짐이 나타났다.
특히 암석 틈에 흙이 쌓이고, 바위 아래에 물이 고이면서 점차 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 2020년 이후
NDVI 값이 사고 이전 수준(약 74%)까지 회복되었다.
하지만 복원된 식생은 원래의 참나무-히코리 숲이 아닌, 초지와 글레이드(바위 노출지대) 식생이 주를 이뤘다.
---
주변 지역과의 비교: 홍수가 미친 영향은 선명했다
연구진은 스카워 외부를 두 개의 완충지대로 나누어 비교했다.
- Buffer 1 (스카워 경계로부터 0~120m)
- 홍수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은 지역
- 식생 감소 폭은 크지 않았지만, 회복 속도는 느렸다
- Buffer 2 (120~240m)
-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지역
- NDVI 값은 사고 전후 모두 안정적으로 높게 유지되었다
이 결과는 홍수가 주변 생태계 경계까지 미세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간접적 증거다.
---
현장조사: 스프링 연못과 도마뱀의 귀환
현장조사는 NDVI로 보이지 않는 ‘작은 생태 복원’의 증거들을 보여줬다.
- 스프링 연못(Spring Pond):
침식 후 드러난 지하수에 의해 형성된 연못으로,
사고 후 불과 4개월 만에 풀, 개구리, 곤충이 모이기 시작했다.
- 동부목도리도마뱀(Crotaphytus collaris):
글레이드 서식종이자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2009년 첫 배설물,
2012년부터는 실제 개체들이 돌아와 번식까지 시작했다.
이는 세 가지 생물권(식물–곤충–파충류)이 함께 복원되었다는 의미다.
---
회복은 됐지만 ‘원래대로’는 아니다
연구의 결론은 명확하다:
- 복원은 되었다. 하지만 완전히 예전 모습은 아니다.
원래 숲이었던 지역은 지금 초지, 관목지, 글레이드성 식생으로 바뀌었다.
- 복원의 핵심은 '토양 형성'이었다.
물리적 침식 후 흙이 바위 틈에 쌓이고, 여기에 식물이 뿌리내리면서 생명이 돌아왔다.
- 작지만 다양한 서식처(글레이드)가 복원력을 키웠다.
숲보다 소수였던 글레이드 지역이 오히려 생물 복원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서식지 다양성’이 회복력의 핵심이라는 새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
교훈: 위성 데이터 + 현장 관찰 + 생물지표 = 생태계 회복의 실마리
이번 연구는 단순한 NDVI 분석을 넘어, 현장 관찰과 생물지표까지 함께 결합해 생태계 회복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보기 드문 사례다.
📌 위성 이미지는 전체적인 회복 흐름을 보여준다.
📌 도마뱀 같은 생물지표종은 초기 국지적인 생태 회복을 보여준다.
📌 둘을 함께 보면, 정확한 시기와 공간 단위로 생태계가 어떻게 살아났는지 그릴 수 있다.
---
키워드
#식생복원 #댐붕괴 #NDVI #지형변화 #지표생물
---
출처 논문
- 타움 소크 댐 붕괴 이후 식생 복원의 시계열 분석
- Time Series Analysis of Vegetation Recovery After the Taum Sauk Dam Failure
- 저자: Abree A. Peterson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외 4인
- 발행 일자: 2025년 4월 30일
- 저널 이름: Remote Sen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