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농사를 짓는 시대, 이제 잡초도 인공지능이 쏘는 레이저로 제거한다?

AI 기반 레이저 제초 로봇이 밭을 순회하며 잡초를 정밀하게 제거하는 모습. 미래 농업의 일상이 될 수 있을까?


뜨거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밭에서 김을 매던 기억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 잡초 제거, 즉 '제초'는 농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 작업은 시간도 많이 들고, 인력도 필요하며, 때로는 농약을 사용해 환경과 인체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 바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레이저 제초 로봇이다.


최근 발표된 한 논문은 이러한 첨단 제초 로봇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정밀 제초'라는 키워드 아래, 이 기술은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지니고 있는지를 파헤친다.


레이저로 잡초를 지진다고?


기술의 핵심은 간단하다. 로봇이 밭을 돌아다니며 카메라로 식물을 촬영하고, 그 이미지에서 잡초와 작물을 구별한 뒤, 잡초만 골라 레이저를 쏘아 제거하는 방식이다. 놀라운 점은 이 전 과정을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세 단계로 나뉜다. 먼저 '감지 단계'에서는 고해상도 카메라나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밭의 이미지를 수집한다. 이어지는 '판단 단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이 이미지를 분석해 어떤 식물이 잡초인지 판단한다. 마지막 '실행 단계'에서는 레이저 장치가 정확한 위치에 에너지를 쏘아 잡초를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딥러닝, 특히 YOLO, Faster R-CNN 같은 최신 알고리즘이 잡초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구분해낸다. 이 기술은 기존의 제초 방식보다 훨씬 정밀하면서도 친환경적이다.


이 로봇, 실제로 얼마나 쓸모 있을까?


실제 현장에서 이 레이저 로봇은 어떤 성과를 보여줬을까? 논문에 따르면, 특정 조건에서 제초 정확도는 95%에 달했다. 특히 일렬로 심은 작물과 같이 규칙적인 환경에서는 효과가 더 높았다. 하지만 복잡한 지형이나 다양한 잡초 종류가 섞인 환경에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레이저 세기의 조절도 관건이다. 작물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잡초만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계는 식물의 크기, 수분, 온도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세기를 조절해야 한다. 현재 이 기술은 계속 진화 중이며, 앞으로는 작물의 성장 단계에 따라 맞춤형 제초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기술이 농업을 바꿀 수 있을까?


전통적인 제초는 주로 손작업, 기계장비, 또는 제초제를 이용한 화학적 방식이었다. 이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에 부담을 주며, 반복 작업에 따른 노동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레이저 제초 로봇은 이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시도다.


무엇보다도 이 기술은 농업의 '정밀화'라는 흐름에 잘 맞는다.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리는 것. 이는 물, 비료, 농약 사용량을 줄이고, 더 나아가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시스템 가격, 유지 보수, 실제 농가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다양한 작물과 환경에 대한 대응력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농사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사람이 밭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농업', 그 첫걸음일지 모른다.

출처 논문

Wang, C.; Song, C.; Xu, T.; Jiang, R. Precision Weeding in Agriculture: A Comprehensive Review of Intelligent Laser Robots Leveraging Deep Learning Techniques. Agriculture 2025, 15,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