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학생의 수강 고민을 덜어준다고?
대학생의 수강 고민, AI가 도와준다” — 대학 캠퍼스 앞에서 AI 챗봇이 학생에게 강의 정보를 안내하는 모습을 그린 디지털 일러스트 |
대학교 수강 상담 도우미로 떠오른 'RAG 기반 챗봇'의 가능성
대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이 과목, 누가 가르치지?"
"수업은 온라인일까? 오프라인일까?"
"전공 필수 과목인데, 지금 신청해도 자리가 있을까?"
작은 궁금증이지만, 이 정보 하나하나를 알아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학기 초, 수강 신청 시즌이라면 더욱 그렇다. 상담실은 늘 붐비고, 원하는 교수님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이런 골칫거리를 AI가 대신 해결해준다면 어떨까?
최근 미국 웨스트플로리다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AI 챗봇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챗봇은 단순한 대화형 인공지능이 아니다.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라는 기술을 활용해 실제 대학 강의계획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질문에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제공한다.
‘RAG 기반 챗봇’, 도대체 뭐가 다를까?
기존 챗봇은 대부분 미리 학습된 데이터만을 바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실시간 정보나 정확한 세부사항을 알려주기는 어렵다. 반면, RAG 기반 챗봇은 ‘검색’과 ‘생성’을 동시에 수행한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먼저 관련 정보를 내부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적절한 답변을 만들어낸다. 마치 ‘AI 도서관 사서’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팀은 웨스트플로리다대학교의 실제 수강 편람 데이터를 활용해, 수업명, 교수, 수업 방식, 시간, 강의실 위치 등 13개 전공에 대한 세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CSV 파일로 정리했다. 그 위에 다양한 오픈소스 AI 모델을 얹어 챗봇을 만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챗봇이 단지 학생들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수많은 상담 요청에 시달리는 교수진을 도와줄 수 있는 도우미”로도 이 챗봇을 설계했다. 반복적인 질문을 AI가 대신 처리해줌으로써 교수들은 더 본질적인 조언과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AI, 빠르고 똑똑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네 가지 다른 AI 모델을 비교 분석했다. 각각의 모델은 덩치(매개변수 크기)와 뇌용량(컨텍스트 길이), 반응속도, 답변 정확도가 조금씩 달랐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이렇다:
- Phi-4 모델: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많이 제공했지만, 응답 시간이 평균 38초로 느렸다.
- Llama 3.2 모델: 가장 빠른 응답(평균 7초)을 보였지만, 정확도는 약간 떨어졌다.
- Llama 3.1 모델: 속도와 정확도의 균형이 가장 좋았고, 실용성이 높았다.
결국 실제 사용에는 ‘속도와 정확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챗봇, 단순한 기술 이상의 의미
이 챗봇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똑똑해서가 아니다. 학생들이 "이걸 물어봐도 될까?"라며 망설이던 자잘한 질문들을 대신해주는 ‘심리적 안심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수강 신청은 때로 학업 계획 전체를 흔드는 중요한 결정이기도 하다. 잘못된 정보 하나로 졸업이 미뤄지는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AI 챗봇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정보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조력자라고 할 수 있다.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다
이번 연구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또 다른 해답을 보여준다. 챗봇은 어디까지나 도우미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질문을 빠르게 해결해주는 AI는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들어줄 도구가 될 수 있다.
“시간은 한정돼 있지만, 질문은 끝이 없다.”
수강 상담을 둘러싼 이 불변의 공식에 AI가 제시한 해법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복잡한 정보를 빠르게, 정확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하게 제공하는 것. 이 챗봇이 앞으로 전국의 대학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 출처 논문
Mishra, A.; Brahmanapally, N. A Comparative Performance Analysis of Locally Deployed Large Language Models Through a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Educational Assistant Application for Textual Data Extraction. AI 2025, 6, 119.
https://doi.org/10.3390/ai60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