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기 수용성, 무엇이 결정짓는가?

AI 시대,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 서론: 인공지능이 바꿀 미래, 하지만 사람은 준비됐을까?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낯선 기술이 아니다. 병원에서 질병을 진단하고, 기업의 채용 과정을 자동화하며, 학생들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교육까지 제공한다. 이렇게 AI는 다양한 산업의 판을 바꿔놓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술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번에 리뷰한 논문 「A Systematic Review of Factors Influencing the Acceptance Of Artificial Intelligence Devices」는 바로 이 지점을 깊이 파고들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AI를 받아들이고, 또 거부할까?

🤖 AI 수용성을 가르는 3대 축: 기대, 맥락, 감정

✅ 1) 성능 기대와 노력 기대 — 높을수록 좋을까?

많은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밝혀진 것은, 사람들이 AI를 수용하는 데 있어 ‘얼마나 도움이 될까?’(성능 기대)와 ‘얼마나 쉽게 쓸 수 있을까?’(노력 기대)가 중요한 변수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AI 진단 시스템을 도입할 때 의사들은 이 시스템이 자신의 업무 효율을 얼마나 높여주는지에 따라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노력 기대’는 맥락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일부 연구에서는 ‘쉽게 쓸 수 있다면 쓸 의향이 높아진다’고 하지만, 어떤 연구에서는 ‘쉽든 어렵든 상관없다’는 결과도 나타났다.

👉 개인적 견해: 단순히 사용법을 쉽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용자가 스스로 그 기술의 가치를 납득하고, 필요성을 실감해야만 진정한 수용으로 이어진다.

✅ 2) 맥락적 요인 — 문화와 조직이 AI를 좌우한다

사회적 영향, 자아 효능감, 지각된 위험, 즐거움(쾌락적 동기) 등 맥락적 요인은 수용성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변수다.

특히 ‘사회적 영향’은 흥미롭다. 주변 사람이 AI를 쓰면 나도 쓴다는 단순한 얘기가 아니다. 의료계에서 동료 의사들이 AI를 신뢰하는 분위기라면 나도 신뢰하게 되고,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가 돌면 사용을 꺼리게 된다. AI가 조직 문화에 미치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 연결 지점: 최근 AI 챗봇이나 생성형 AI가 급격히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남들도 쓰니까 나도 써본다’는 심리가 커졌다. AI를 보급하려면 기술 설명보다 ‘주변에서 다 쓰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 3) 감정 — 불안과 신뢰, 그리고 스트레스

AI 도입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불안감’이다. 논문은 AI에 대한 불안(anxiety)과 스트레스가 사용 의도를 크게 떨어뜨린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흥미로운 모순이 있다. 일부 연구는 ‘AI 불안과 수용 의도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보고했다. 결국 감정적 요소도 상황과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반면 신뢰(trust)는 거의 모든 연구에서 긍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AI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사용 의도가 높아진다. 특히 의료, 금융처럼 ‘실수하면 안 되는 분야’일수록 신뢰는 절대적인 요인이다.

👉 개인적 통찰: AI 기업들이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용자가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야 신뢰가 형성된다. 블랙박스처럼 작동하는 AI는 오히려 불안을 키울 뿐이다.

🧩 실생활 적용: 어디서 활용할 수 있을까?

• 기업 인사팀: AI 채용 시스템 도입 시, 직원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신뢰’를 쌓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다.
• 대학: 학생들에게 AI 학습 도구를 제공할 때, ‘쉽게 쓸 수 있다’는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동료나 교수의 추천(사회적 영향), 자기 효능감 향상 프로그램이 함께 제공돼야 한다.
• 의료 현장: AI 진단 보조 시스템은 의사들 간의 신뢰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진짜로 현장에서 작동한다.

🔑 비판적 시각: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들

논문은 다소 중립적 결론을 내렸지만, 나는 이 연구에 몇 가지 아쉬움도 느꼈다.

1. 심층 감정 연구의 부재: 불안, 신뢰 외에도 AI에 대한 감정은 복합적이다. ‘흥미로움’, ‘기계에 대한 거부감’, ‘인간성 상실에 대한 공포’ 같은 더 미묘한 감정들이 있다. 앞으로는 보다 정성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 문화권 비교: AI 수용성은 문화권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서구권과 동아시아권의 기술 수용 문화는 다르다. 하지만 이런 비교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3. 후속 연구 제언: 앞으로는 ‘AI 개발자’와 ‘사용자’ 간의 인식 차이, 그리고 그 간극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 결론: AI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AI가 혁신을 넘어 일상이 된 시대, 기술의 발전은 이제 한계가 없다. 그러나 그 발전이 빛을 발하려면 결국 사용자인 인간이 마음을 열어야 한다. 기대, 맥락, 감정 —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좀 더 사람 친화적인 AI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논문

Luis Salazar and Luis Rivera. A Systematic Review of Factors Influencing the Acceptance Of Artificial Intelligence Devices. Advances i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Machine Learning. 2025;5(2):3954-3974. doi: 10.3389/fnut.2025.1509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