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세는 인공지능, 라즈베리파이 위에 앉다



콩밭을 날아다니는 드론, 그 위에 탑재된 카메라가 수천 장의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 속에는 콩 꼬투리가 가득하다. 농부는 수확량을 예측하기 위해 이 꼬투리들을 일일이 세야 한다. 하지만 이젠 사람이 직접 눈으로 셀 필요가 없다. 아주 작고 가벼운 인공지능이 그 일을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일리노이대학교 건축학부의 황첸(Qian Huang) 교수는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름하여 "초경량 고성능 콩 꼬투리 추정 AI 모델". 이름만 들으면 무겁고 복잡할 것 같지만, 실은 작은 라즈베리파이 컴퓨터에서도 구동 가능한, 말 그대로 '가벼운' AI다.


콩 꼬투리를 세는 일, 왜 중요할까?

콩은 전 세계 식량 안보와 경제에 핵심적인 작물이다. 특히 콩 꼬투리 개수는 수확량과 직결된다. 농가에서는 이 수치를 바탕으로 판매 계약, 저장 공간, 운송 계획 등을 세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사람이 직접 밭에 들어가 손으로 꼬투리를 세거나 눈으로 보고 추정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수도 잦다.

최근에는 드론과 AI 기술이 농업에 도입되면서 자동화된 꼬투리 추정이 가능해졌지만, 기존 모델들은 너무 크고 무거웠다. 수천만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AI는 강력한 GPU 없이는 돌아가지 않았고, 이런 장비는 농촌에서 접하기 어렵다.



작고 똑똑한 AI의 탄생

연구팀은 UAV 드론 이미지 데이터를 수만 장 모아 8가지 꼬투리 개수 범주로 분류하고, MobileNet 기반의 경량 AI 모델을 개발했다. 여기에 SE(Self-Attention) 기법을 적용해 이미지 속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도록 했다.

  • 모델 크기: 0.27MB ~ 1.91MB
  • 정확도: 84% ~ 87%
  • 라즈베리파이5 기준 초당 25프레임 실시간 추론 가능

이제 5만 원짜리 라즈베리파이만 있어도 농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꼬투리 수를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점

연구팀은 다른 지역과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도 학습된 모델을 확장하고, 더 정교한 어텐션 기법(CBAM, ECA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실제 콩밭에서 실증 실험도 계획하고 있다.



출처 논문
Huang, Q. High-Performance and Lightweight AI Model with Integrated Self-Attention Layers for Soybean Pod Number Estimation. AI 2025, 6, 135. https://doi.org/10.3390/ai607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