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세이버" 한 판의 힘, e스포츠 선수 뇌를 깨우다

 

가상현실 훈련이 집중력과 사고력에 미치는 놀라운 효과

VR 게임 비트 세이버를 활용한 인지 훈련 장면을 신문 삽화 스타일로 표현한 이미지 


“게임만 하던 애가 공부까지 잘해졌다고?”
이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 믿을 수 있을까?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VR 게임, 특히 ‘비트 세이버’가 아마추어 e스포츠 선수들의 뇌를 실제로 훈련시켜준다는 놀라운 결과를 내놨다. 단 8일간의 짧은 훈련만으로도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그 효과는 한 달 뒤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가상현실 + 게임 = 뇌를 자극하는 완벽 조합?

이 연구는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체육대학과 포즈난의 아담 미츠키에비츠 대학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건 바로 ‘가상현실(VR)’과 ‘e스포츠 선수들의 뇌’. e스포츠는 이제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복잡한 판단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스포츠다. 실제 프로 게이머는 1분에 600번 이상 손을 움직이며, 전략과 협동, 판단력을 동시에 요구받는다. 당연히 뇌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비트 세이버로 뇌를 단련한 128명의 아마추어 게이머

연구 대상은 총 128명의 아마추어 e스포츠 선수들. 이들은 ‘비트 세이버’라는 VR 리듬게임을 통해 총 8회 또는 28회의 훈련을 받았다. 비트 세이버는 붉은색과 파란색 블록을 빠르게 잘라내는 게임으로, 음악의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집중력과 반응속도를 동시에 테스트한다.



결과는? 단 8일 훈련으로 뇌가 변했다

놀랍게도 단 8회(하루 15분씩) VR 훈련만으로도 참가자들의 인지능력이 향상되었다.
- 집중력 점수는 평균 7점 이상 상승
- 실수가 줄었고
- 문제 해결 속도도 빨라졌다.

게다가 이 효과는 훈련 종료 한 달 뒤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 정도의 지속 효과는 뇌의 구조적 변화, 즉 신경가소성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게임이 뇌를 망친다고? 이제는 뇌를 살리는 도구!

사실 그동안 e스포츠 선수들은 각종 약물이나 자극 도구에 의존해 집중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이는 효과가 불확실하고, 윤리적 문제도 뒤따른다. 반면 VR은 안전하고 즐겁다. 무엇보다 게이머들에게는 친숙한 ‘게임’이라는 형태로 다가오기 때문에, 훈련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의 가능성은?

향후에는 일반인, 학생, 고령층 등으로 대상이 확장될 수 있으며, ADHD나 경도 인지 장애 환자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VR 게임을 인지 훈련 플랫폼으로 변형하거나, 개인 맞춤형 인지 피드백 시스템과 결합하면 훈련 도구로 발전할 수 있다.



출처 논문

Lachowicz, M.; Klichowski, M.; Serweta-Pawlik, A.; Rosciszewska, A.; Żurek, G. Effects of short- and long-term virtual reality training on concentration performance and executive functions in amateur esports athletes. Virtual Reality 2025, 29,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