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치료, 단 한 번의 노출로 발표 불안을 줄일 수 있을까?



가상현실(VR) 기술이 심리 치료 분야에 깊숙이 들어온 지는 꽤 되었지만, 실제로 단 한 번의 노출로 발표 불안(public speaking anxiety, PSA)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흥미를 끈다. 특히 이번 논문은 단회 노출, 개인 맞춤형 가상현실 환경, 생리적 지표를 동시에 활용해 효과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다.


발표 불안이란 무엇인가?

발표 불안은 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rder, SAD)의 하위 유형으로, 청중 앞에서 말할 때 극심한 긴장과 불안을 경험하는 상태다.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 취업 준비생, 강사 등 다양한 집단에서 흔히 나타난다. 이 불안은 회피 행동을 유발하고, 학업 및 커리어 기회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가상현실 기반 노출 치료의 원리

노출 치료는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불안 반응이 점차 줄어들게 하는 기법이다. 전통적으로는 실제 상황에서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노출 치료(Virtual Reality Exposure, VRE)가 각광받고 있다. VR은 현실과 유사한 상황을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재현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고 비용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의 핵심: 단회 맞춤형 노출의 효과

이번 연구에서는 평균 21세의 대학생 39명을 두 집단(VRE 그룹, 통제 그룹)으로 나누어, 사전·사후 발표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VRE 그룹은 7가지 가상 청중을 체험하면서 불안을 평가했고, 불안 점수가 20% 이상 감소할 때까지 반복 노출되었다. 흥미롭게도 이 그룹은 자기 보고 불안 점수(SUDs), 심박수(HR), 발표 의지에서 유의미한 감소 및 개선을 보였다.

자기 보고 불안의 감소

VRE 그룹은 발표 전보다 후에 불안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통제 그룹은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노출 경험 자체가 실질적인 불안 감소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심박수의 정상화

가상현실 노출 전후의 심박수 비교에서도, VRE 그룹은 발표 후 심박수가 기본값으로 돌아왔으나 통제 그룹은 여전히 높았다. 이는 자율신경계가 안정되었음을 의미한다.

발표 의지의 증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참가자들의 '앞으로 발표하겠는가?'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는 것이다. VRE 그룹은 발표에 대한 자신감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심박변이도는 변하지 않았다: 한계와 해석

반면, 정서 조절 능력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 심박변이도(HRV)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이는 단 한 번의 세션으로는 깊은 자율신경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이 결과는 짧은 개입 기간과 젊고 건강한 집단이라는 특성으로 인한 한계일 수도 있다.


독창적인 해석: 이 연구가 던지는 시사점

이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 한 번의 체계적이고 개인화된 VR 노출만으로도 발표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 강의, 취업 면접, 프레젠테이션 훈련 등 교육 및 직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비용 심리 치료가 부담스러운 경우, 단기적 개입으로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연구 설계에서 ‘기준치 기반 노출’을 도입한 점이다. 참가자들이 직접 가장 두려운 가상 청중을 선정하고, 불안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할 때까지 반복 노출된다는 점은 실제 임상 현장과 매우 유사하다. 이 방식은 단회 세션이라 할지라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향후 연구 및 실생활 응용

향후 연구에서는 반복 세션, 자가 주도형 VRE 앱, 원격 기반 치료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실제 발표 수행 능력이나 장기적 유지 효과에 대한 추적도 필요하다.

실생활에서는 취업 면접 준비, 교사 연수, 기업 프레젠테이션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하다. 이미 메타버스 기반 교육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이와 같은 연구는 가상환경에서의 정서 훈련 가능성을 한층 더 뒷받침한다.


결론

이 연구는 가상현실 기반 단회 노출이 발표 불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특히 개인화된 노출과 불안 감소 기준의 설정이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물론 정서 조절 측면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는 향후 장기적 개입 연구로 보완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발표 불안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라 평가할 수 있다.


출처

Lian J, Zhang Y, Dong K, Shi J, Zhang F, Shan G, Liu P, Wang N and Jia T (2025) Enhanced oral bioavailability of two Cistanche polysaccharides in acteoside: an in-depth analysis of intestinal flora, short-chain fatty acids, and pharmacokinetic regulation. Front. Nutr. 12:1509734. doi: 10.3389/fnut.2025.1509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