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언제 와요? 이젠 AI가 알려준다!



출근길 버스를 기다려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곧 도착”이라더니 안 오고, 오히려 놓친 버스를 뒤늦게 앱이 알려주기도 한다. 사람은 답답하고, 버스 회사도 불만이다. 하지만 이제 이 상황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모로코 Euromed 대학 연구팀은 딥러닝과 통계 기법을 합쳐 버스 위치와 도착 시간을 훨씬 정확하게 예측하는 새로운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버스 위치 추적의 딜레마

기존 버스 위치 시스템은 GPS와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다. 문제는 도시 한복판 빌딩 숲에서는 GPS 신호가 잘 끊기고, 네트워크가 몰리면 데이터 전송이 늦어진다.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서버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버스 앱에 뜨는 예상 도착 시간이 종종 틀린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분산형 데이터 처리’라는 방법을 썼다. 버스가 직접 데이터를 모아 일정 주기로만 서버에 전송하고, 전송이 없는 시간엔 AI가 데이터를 스스로 채워 넣는 방식이다.


버스가 잠깐 GPS 꺼도 괜찮다

연구진은 ‘LSTM(Long Short-Term Memory)’이라는 시계열 딥러닝 모델을 사용했다. 버스는 5분간 위치와 속도를 보내고, 그다음 5분은 전송을 멈춘다. 이때 AI는 이전 데이터 패턴을 학습해 GPS가 빠진 5분 동안의 위치를 예측해준다. 덕분에 서버 과부하는 줄이고, 데이터 통신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만약 GPS 신호가 순간적으로 끊기거나 데이터가 일부 손실돼도 LSTM이 빈칸을 메워준다. 기존 시스템은 GPS 신호가 사라지면 위치 추적이 멈췄지만, 이 시스템은 빈틈을 스스로 메운다. 신기하지 않은가!


수학까지 동원한 똑똑한 도착 예측

위치만 알려주면 끝일까? 아니다. 이 시스템은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도 알려준다. 그것도 그냥 ‘예상 시간’이 아니라, ‘낙관적/비관적 예상치’를 함께 제공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하버사인(Haversine) 공식을 사용했다. 지구가 둥글다는 걸 반영해 두 지점 간 거리를 구하는 공식이다. 여기에 버스 속도의 평균, 분산, 표준 오차까지 계산해 도착 시간의 신뢰 구간을 만든다.

예를 들어 “곧 도착” 대신 “5~7분 후 도착”처럼 범위를 알려준다. 갑자기 길이 막히거나, 버스가 조금 빨라져도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데이터는 얼마나 쌓았을까?

연구진은 실제 모로코 케니트라 지역 버스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모았다. 버스가 1분마다 속도, 위치, 정류장 정보 등을 전송한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속 평균 19km/h, 최대 33.5km/h 등 현실적인 버스 운행 패턴을 반영했다. 3D 지도에서 버스가 어디서 멈추고 어디서 속도를 줄이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LSTM 모델 학습에 쓰였다. 버스 속도가 갑자기 줄거나 멈출 때도 AI가 그 상황을 잘 반영하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잘 맞을까?

연구팀은 LSTM 모델을 200번 이상 학습해 예측 정확도를 검증했다. 그 결과, 학습 데이터와 새로운 데이터 모두에서 오차가 거의 없이 수렴했다. GPS 신호가 끊긴 상황에서도 모델이 예측한 버스 위치와 실제 경로가 거의 일치했다.

덕분에 교통 상황이 변해도 버스의 도착 시간을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승객은 앱에서 더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받고, 버스 회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배차나 운행 계획을 더 똑똑하게 짤 수 있다.

운전자와 승객 모두 편리해진다

이 AI 시스템은 단순히 승객에게만 좋은 게 아니다. 버스 회사는 서버 비용을 절감하고, 갑자기 데이터가 몰려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GPS가 안 잡히는 도심이나 터널 구간에서도 위치 추적이 끊기지 않는다.

또한 연구진은 ‘운전자 지원 시스템(OSS)’, ‘승객 정보 시스템(PIS)’, ‘네트워크 계획 시스템(NPS)’이라는 3대 관리 모듈로 확장할 계획이다. 운전자는 실시간 교통 상황과 버스 상태를 보고 받을 수 있고, 승객은 도착 정보와 경로를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도시 교통 당국은 데이터를 활용해 노선 최적화와 혼잡 구역 관리까지 가능하다.


앞으로 더 똑똑해질 버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스마트시티 교통 시스템의 핵심이 될 거라고 본다. 앞으로 실시간 도로 상황과 날씨 데이터까지 연동하면 예측 정확도가 더 높아진다. 추가로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을 도입하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AI가 계속 발전할 수 있다.

멀리 보면 지하철, 택시, 공유 모빌리티까지 한데 묶어 한 앱에서 최적 경로와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통합 교통 플랫폼(MaaS)’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버스 한 대의 위치 추적에서 시작된 기술이 도시 교통을 통째로 바꿀 날이 머지않았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 더 이상 지루하지 않게!

누군가는 “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는 게 한국 교통의 낭만”이라 농담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낭만도 AI가 가져갈지 모른다. 도심의 혼잡한 도로 위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 더 정확하고 덜 답답한 이동이 곧 다가올 것이다.



출처 논문
Tigani, S. Geo-Statistics and Deep Learning-Based Algorithm Design for Real-Time Bus Geo-Location and Arrival Time Estimation Features with Load Resiliency Capacity. AI 2025, 6, 142. https://doi.org/10.3390/ai6070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