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꿀 닭 농장의 하루
“닭이 뭐 하는지, 인공지능이 알아맞힌다고?”
닭을 기르는 농장이 요즘 많이 바뀌고 있다. 닭장을 더 넓히고, 닭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게 하는 ‘평사(平飼) 시스템’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방식은 닭의 복지를 높이고, 고기의 품질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유로운 닭들이 뭘 하는지를 매일 파악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닭이 걷는지, 쉬는지, 병든 건지, 누가 보고 있지?”
기존에는 사람이 하루 종일 지켜보거나, 값비싼 외국산 분석 소프트웨어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중국 난징농업대학 연구진이 ‘DualHet-YOLO’라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농장에 설치된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닭의 행동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분류한다. 한 마디로, 인공지능이 “저 닭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아채는 시대가 온 것이다.
행동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왜 닭의 행동을 분석할까? 단순히 흥미로운 일이어서가 아니다. 닭의 행동은 건강과 직결된다.
- 깃털을 쪼는 행동은 스트레스나 질병의 신호
- 가만히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리 질환 가능성
- 활동성은 건강 상태의 지표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닭의 주요 행동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켰다:
- Pecking (쪼기)
- Resting (휴식)
- Walking (걷기)
- Dead (죽음)
- Inactive (비활동)
핵심은 'YOLO'… 그런데 더 똑똑하게
YOLO는 “You Only Look Once”의 약자로, 이미지를 한 번만 훑고도 객체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자유롭게 움직이는 닭을 인식하려면 훨씬 더 정교한 기능이 필요했다. 그래서 연구팀은 기존 YOLOv11에 다음과 같은 기술을 더했다:
- Dual Backbone: 다양한 크기의 닭을 감지
- Eff-HetKConv: 연산량 줄이고 성능 유지
- Pro-Scale IoU: 모양과 크기를 고려한 정밀 감지
- TriAxis Detection Head: 복잡한 환경에서도 잘 인식
그럼 실제 성능은?
AI는 1,200여 장의 닭 행동 이미지를 학습했다. 그 결과:
- 정확도 (mAP@50): 77.5% → 84.1%
- 모델 크기: 14.6% 감소
- 연산량: 29.2% 감소
게다가 Jetson Nano 같은 저전력 장비에서도 실시간으로 구동되며, 실제 농장 환경에서 병든 닭을 조기에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 + 닭 농장 = 스마트 축산의 미래
DualHet-YOLO는 단지 기술적 성취가 아니다. 이 모델은 동물복지를 높이고, 농장의 노동 강도를 줄이며, 실제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데까지 기여했다.
다음엔 무엇일까?
“닭이 우울해하면 AI가 위로해주는 날”도 머지않았는지도 모른다.
출처 논문
Zhang, Y.; Chen, L.; Chen, H.; Liu, T.; Liu, J.; Zhang, Q.; Yan, M.; Zhao, K.; Zhang, S.; Zou, X.
DualHet-YOLO: A Dual-Backbone Heterogeneous YOLO Network for Inspection Robots to Recognize Yellow-Feathered Chicken Behavior in Floor-Raised House. Agriculture 2025, 15, 1504.
https://doi.org/10.3390/agriculture1514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