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신러닝이 사이클링 훈련을 읽는 법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땀을 쏟는 선수들. 체력이 늘었는지, 피로가 쌓였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최근 독일과 핀란드 연구진은 ‘심혈관 드리프트’라는 신체 신호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훈련 반응을 예측하는 방법을 실험했다. 이제는 데이터가 선수의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말해준다!

심장이 말해주는 몸의 변화

지구력이 중요한 사이클링 같은 종목에서는 심폐지구력이 핵심이다. 운동을 오래 할수록 심장은 점점 더 빨리 뛴다. 이 현상이 바로 ‘심혈관 드리프트’다. 일정한 페이스로 달려도 시간이 지날수록 심박수가 오르고 혈류 패턴이 바뀐다. 잘 훈련된 선수라면 이 드리프트가 적고 일정하다. 반대로 피로가 쌓였거나 체력이 떨어졌다면 심박은 더 크게 흔들린다.

연구진은 바로 이 패턴을 머신러닝으로 읽어내 개인별 훈련 반응을 측정했다. 기존에는 코치의 감이나 일부 실험실 테스트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5개월, 20명의 사이클 선수

연구는 20명의 숙련된 사이클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은 5개월간 매달 한 번씩 FTP(기능적 역치 파워)의 75% 강도로 60분 동안 자전거를 탔다. 이때 심박과 파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해 심혈관 드리프트와 파워-심박 비율(에어로빅 디커플링)을 계산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머신러닝 모델에 넣었다. 모델은 각 선수의 심혈관 드리프트와 디커플링 변화를 비교해 ‘훈련 반응자(responder)’와 ‘비반응자(non-responder)’를 나눴다.

머신러닝이 뽑아낸 신호

연구진은 세 가지 모델을 실험했다. 로지스틱 회귀(Logistic Regression), k-최근접 이웃(KNN), 변분 가우시안 프로세스(VGP)다. 각각의 모델은 서로 다른 수학적 방식으로 데이터 패턴을 잡아낸다.

예상대로 VGP 모델이 가장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교차 검증 정확도는 최대 93%에 달했다. 특히 VGP는 단순히 예측만 하는 게 아니라 결과의 ‘불확실성’까지 계산해 코치가 의사결정을 할 때 신뢰도를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코치와 데이터가 함께 훈련을 바꾼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실시간 개인화 훈련 관리’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심박 모니터와 파워미터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는 이제 머신러닝 덕분에 즉시 분석된다. 선수의 심박 패턴이 평소보다 크게 드리프트하면 피로 누적 신호로 보고 휴식을 늘릴 수 있다. 반대로 드리프트가 줄면 지구력이 향상됐다는 증거다.

코치는 이를 바탕으로 훈련 강도와 휴식, 회복 계획을 조정해 선수별 맞춤 훈련을 설계할 수 있다. 감에 의존하던 훈련이 데이터 중심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데이터는 충분한가?

물론 한계도 있다. 이번 연구는 소규모(20명) 남성 선수만 대상으로 했다. 연구진은 “여성 선수나 다른 종목에서도 같은 방식이 통할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훈련 외에도 스트레스, 수면, 영양 등 수많은 변수들이 심박에 영향을 준다. 앞으로 더 큰 데이터셋과 다양한 변수까지 아우르는 모델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훈련 데이터의 새로운 가능성

최근 웨어러블 센서와 AI는 스포츠 현장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달리기, 축구, 철인 3종, 마라톤까지. 심박 데이터와 파워 데이터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훈련 효과를 분석하는 기술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번 연구는 작은 심박 패턴 하나에도 중요한 신호가 숨겨져 있음을 보여줬다. 머신러닝은 이 신호를 찾아내고, 코치는 이를 기반으로 더 똑똑한 훈련 계획을 세운다. 결국 선수의 몸이 하는 말을 데이터가 대신 전해주는 시대가 오고 있다.

출처 논문
Barsumyan A, Shyla R, Saukkonen A, Soost C, Graw JA and Burchard R (2025) Quantifying training response in cycling based on cardiovascular drift using machine learning. Front. Artif. Intell. 8:1623384. https://doi.org/10.3389/frai.2025.1623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