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4.0이 오면 블록체인은 어떻게 달라질까?
한때 비트코인과 NFT로만 알려졌던 블록체인. 하지만 이제 이 기술은 단순한 금융 시스템을 넘어 Web 4.0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AI가 실시간으로 거래하고, 기계가 기계에게 돈을 보내는 시대. 그 뒤에는 블록체인 같은 분산원장 기술(DLT)이 있다.
최근 Quinnipiac 대학과 독일 TU Dortmund 연구팀은 블록체인이 Web 4.0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그리고 기업과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총정리한 논문을 발표했다.
기계가 스스로 거래하는 시대
Web 4.0의 키워드는 자율 에이전트와 스마트 제조, 그리고 AI다. 기계끼리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필요하면 자동으로 결제까지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 계약과 프로그램 가능한 결제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상태 채널 기반 트리거 솔루션(SCTS)을 소개했다. 이 기술 덕분에 분산 금융과 기존 금융이 서로 연결되고, 규제 안에서 안전한 기계 간 결제가 가능해진다. 산업용 로봇이 부품을 주문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기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블록체인은 기술만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실제 기업이 DLT를 도입하려면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부서 간 협력이 더 중요하다. 연구팀은 10개국, 156명의 기업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흥미롭게도 IT팀이 아닌 재무·마케팅 부서가 블록체인 도입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술은 충분해도, 결국 의사결정권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지속가능성도 데이터로 증명한다
논문은 블록체인이 식품 공급망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명 넘는 농부, 정책 담당자, 소비자가 참여한 워크숍에서 연구팀은 4가지 핵심 쟁점을 꼽았다: 탈중앙화, 포용성, 투명성, 그리고 토큰화.
공급망이 투명해지고, 데이터가 공개되면 소비자 신뢰가 올라간다. 하지만 데이터가 곧 권력이 되기도 한다. 블록체인이 사회적으로도 신뢰받으려면 기술뿐 아니라 이해관계자 간의 권한 배분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술과 조직, 둘 다 준비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블록체인은 더 이상 단순한 암호화 기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AI와 함께 자율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고, 그 중심에 사람이 설계한 신뢰 구조가 있다.
즉, Web 4.0의 블록체인은 기술만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 조직 문화, 사회적 신뢰까지 함께 바꿀 무기가 된다는 얘기다. 블록체인이 만드는 자율 시스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현실이 될지 궁금해진다.
출처 논문
Gürpinar T and Henke M (2025). Editorial: Distributed ledger solutions in web 4.0 and their impact on enterprises and society. Frontiers in Blockchain. https://doi.org/10.3389/fbloc.2025.1656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