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 수술과 인공지능의 만남: AI는 외과의사의 손이 될 수 있을까?
서론: 외과 수술에 AI가 왜 필요한가?
최근 인공지능(AI)이 의료계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영상 분석, 진단 보조, 수술 로봇에 이르기까지, AI는 진료의 정밀도와 효율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손과 팔을 수술하는 상지 수술' 분야에서는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이번 블로그에서는 2025년 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에 실린 체계적 문헌 고찰 논문을 바탕으로, 상지 정형외과 수술에 AI가 어떻게 도입되고 있고, 그 효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또한 이 연구가 향후 의료 현장에 어떤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통찰을 담아 분석해본다.
AI의 적용 범주: 6가지 주요 영역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논문 1,097편 중 118편을 선정해 분석했다. 이들 논문은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 주요 범주로 분류되었다.
- 영상 분석 (36%)
- 수술 결과 예측 (20%)
- 측정 도구 (14%)
- 의수 제어 (14%)
- 수술 중 보조 도구 (10%)
- 임상 결정 지원 시스템 (6%)
이제 각 범주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영상 분석: AI가 엑스레이를 더 잘 본다고?
AI는 상지 수술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가 영상 분석이다. AI 모델은 X-ray, MRI, 초음파 등의 영상을 해석하여 골절, 탈구, 힘줄 파열 등을 정확히 진단한다.
예를 들어, 손목 원위부 골절을 AI가 판독한 결과는 정확도 99.3%, 민감도 98.7%, 특이도 100%로, 3명의 수부외과 전문의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Suzuki et al., 2022).
영상 판독 분야에서 AI는 ‘보조’가 아닌 ‘대체’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특히 응급실처럼 시간에 쫓기는 환경에서는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한 AI 판독이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
2. 수술 결과 예측: AI가 회복 정도도 예측한다고?
AI는 환자의 나이, 성별, 영상 자료, 문진 정보 등을 입력으로 받아 수술 후 회복 정도, 감염 위험, 재수술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어깨 관절 전치환술(TSA)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단 19개의 변수만으로 92.9%의 정확도로 예후를 예측했다(Kumar et al., 2020).
비판적 시각: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과거 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연구였으며, 실제 임상에서 쓰인 사례는 드물었다. 따라서 실제 적용 가능성은 아직 실험실 수준에 머무른다.
3. 측정 도구: 스마트폰으로 어깨 가동범위를 측정한다고?
놀랍게도 AI는 스마트폰 영상만으로도 어깨 관절의 움직임, 손가락 모양, 손목의 힘 등을 분석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AI 기반 자세 분석 기술을 이용해 어깨 회전 범위를 측정했으며, 기존 각도계와의 오차는 단 5.8도 수준에 불과했다(Takigami et al., 2024).
실생활 연관성: 재활 환자나 고령자에게 원격진료 기반으로 이런 측정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병원 방문 없이도 회복 경과를 체크할 수 있는 디지털 물리치료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4. 의수 제어: AI가 의수를 더 정교하게 만든다
AI는 전기생리 신호(EMG)를 분석해 보다 섬세한 의수 움직임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최근에는 초음파 기반 제어, 패턴 인식 기반 제어까지 발전했다.
한 연구에서는 AI 기반의 의수 제어 시스템을 도입한 후, 그립 정확도와 반응 시간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Nowak et al., 2023).
미래 적용 가능성: 향후에는 AI가 사용자의 습관을 학습하여 개인 맞춤형 의수 동작을 제안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다.
5. 수술 중 AI 보조: AI가 수술실 안에서 일한다?
AI는 수술실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자동화된 카메라 조작, 감염균 실시간 탐지, 수술 도구 추적 등 다양한 기능이 실험되고 있다.
특히 감염균을 5시간 내에 탐지하는 시스템은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여, 수술 후 감염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Bernard et al., 2022).
중요한 한계: 그러나 대부분이 연구실 실험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실제 임상 수술에 적용된 사례는 적다.
6. 임상 결정 지원 시스템(CDST): AI와 협업하는 의사들
ChatGPT와 같은 대화형 AI도 상지 수술에 적용되고 있다. 진단, 치료법 추천, 환자 교육에 활용되며, 의사의 의사결정을 보조한다.
한 연구에서는 ChatGPT가 어깨·팔꿈치 질환을 90% 이상 정확도로 진단했다(Daher et al., 2023).
주의할 점: 하지만 아직도 복잡한 치료 선택지에서는 AI가 인간 전문가보다 정확도가 낮다. 보조적 역할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윤리적·사회적 고려사항: AI에도 편향이 있다
논문은 AI의 잠재적인 알고리즘 편향(Bias)에 대해 경고한다. 훈련 데이터에 백인 환자가 과도하게 포함될 경우, 다른 인종 환자에 대한 진단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제언: AI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 다양한 인종, 성별, 연령을 포함한 포괄적 데이터 수집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 AI는 상지 수술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AI는 이미 상지 수술의 다양한 영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영상 분석과 예후 예측 분야에서는 임상 의사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법적 책임 소재, 윤리적 고려, 실제 임상 적용의 부족 등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닌, 협업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아야 한다.
상지 수술에서의 AI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으며, 의사의 감각과 AI의 연산 능력이 만나 새로운 의료의 지평을 열고 있다.
출처
Parry, D., Henderson, B., Gaschen, P., Ghanem, D., Hernandez, E., Idicula, A., Hanna, T., & MacKay, B. (2025). The implementation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upper extremity surgery: A systematic review. 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 8, 1621757. https://doi.org/10.3389/frai.2025.162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