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탈루, AI로 잡는다?

 



‘이상한 동맹’을 찾아낸 인공지능 탐정 이야기


누군가 거대한 세금 사기를 꾸미고 있다면?


그리고 그 범죄가 아주 치밀하게 조직된 동맹에 의해 진행된다면?


그런데 이걸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찾아낸다면?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그런 기술이 등장했다. 중국 시안공대 연구진은 거대한 세금 데이터 속에서 탈세 범죄 그룹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 이름은 바로 DyCIAComDet와 BMPS. 얼핏 보면 어려운 이름이지만, 이 기술이 하는 일은 간단히 말해 “세금 범죄자를 네트워크로 추적하는 AI 형사”다.


문제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라는 것

세금 탈루,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 수입 은폐, 공모 등은 대부분 개인이 아닌 집단에 의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세무 공무원과 기업인이 짜고 서류를 조작하거나, 전문 ‘대리인’이 수십 개 기업의 세무 처리를 도맡으며 불법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이런 행동은 겉보기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데이터 상에서는 독특한 연결 구조를 만들게 된다.


연구팀은 바로 이 ‘연결 구조’를 분석했다. 이들은 납세자와 세무 공무원의 관계를 이중 네트워크—즉, 서로 다른 두 그룹(예: 납세자와 세무사)을 노드로 연결한 그래프—로 모델링했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해, 수상한 관계의 흐름을 잡아낸 것이다.


AI 탐정의 첫 번째 무기: DyCIAComDet

‘DyCIAComDet’라는 이름은 다소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이건 시간에 따라 변하는 관계망 속에서 ‘수상한 그룹’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이다.


이 AI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

  1. 현재 시점의 네트워크를 분석해 그룹(커뮤니티)을 나눈다.
    • 예: 특정 세무 공무원과 자주 거래하는 납세자 그룹
  2. ‘리더 역할’을 하는 핵심 인물을 파악한다.
    • 연결이 가장 많은 사람, 즉 중심 인물!
  3.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연결이 생기면, 기존 그룹과 비교해 유사한지 판단한다.
  4. 계속해서 새로운 그룹을 추가하거나 기존 그룹에 편입시키며, 전체 커뮤니티의 진화 경로를 그린다.

이 과정을 통해 특정 인물이 ‘여러 그룹에 흩어져 연결되어 있는지’, 또는 ‘일정한 사람들과 반복적으로 관계를 맺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공모 가능성이 크다.


AI 탐정의 두 번째 무기: BMPS

‘BMPS’는 시계열 패턴 분석기다. 단순한 패턴이 아니라, 시간 순서에 따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의심스러운 거래 행위를 추적하는 도구다.


이 알고리즘은 기존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보통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할 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BMPS는 비트맵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메모리도 적게 쓰고 속도도 빠르다. 덕분에 수많은 거래 내역 중에서도 자주 반복되는 비정상 시퀀스를 뽑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납세자가 B라는 세무사와 매월 비슷한 세금 항목으로 거래하며, 특정 업무를 지속적으로 반복했다면? 이건 BMPS가 “이상하다”고 판단하는 시나리오다.


이 AI는 실제로 어떻게 쓰였을까?

연구진은 실제 중국의 세무 데이터, 무려 28만 건의 실명 거래 기록을 가지고 실험했다. 그 결과, AI는 두 가지 이상행동 유형을 찾아냈다.

  1. "스케일퍼(Scalper)" 유형: 여러 커뮤니티를 옮겨 다니며 얕은 거래를 반복. 주로 세무 대리인들이 여기에 속했다.
  2. "이상 동맹(Abnormal Alliance)" 유형: 특정 세무 공무원과 반복적으로 거래하며 매우 강한 연결을 보임. 범죄 가능성 높음.

특히, Abnormal Alliance로 분류된 그룹은 실제 과거 세무조사에서도 적발 사례가 있었던 고위험 집단과 일치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통계 분석은 이제 끝났다

이전에는 세무조사나 탈루 적발이 사람의 판단에 많이 의존했다. 하지만 데이터가 커지고, 관계망이 복잡해지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생겼다.


이번 연구의 AI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 패턴 중심*이 아닌 *연결 중심의 분석: “누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누가 누구와 반복적으로 연결되는가”에 주목.
  • 정적 분석*이 아닌 *동적 진화 추적: 시간 흐름을 따라가며 이상 행동을 파악.
  • 빠르고 효율적: 기존 방식보다 최대 35% 이상 빠르고, 메모리도 적게 사용.

즉, 이제는 AI가 ‘데이터 탐정’이 되어 탈세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시대다.


물론 조심할 점도 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윤리적인 고민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납세자가 동일한 세무 공무원과 자주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탈세 공모로 볼 수는 없다. 실제로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알고리즘에 쓰인 일부 기준(예: 커뮤니티 합병 기준 1.87)은 특정 데이터에 최적화된 값일 수 있다. 다른 환경에서는 다른 값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가능해질까?

이 연구는 단순히 “세금 잡는 기술” 그 이상이다. 사회 전체의 연결망에서 숨겨진 협력과 공모를 찾아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보험 사기
  • 뇌물 공여
  • 금융사기
  • 정치 로비 네트워크

이 모든 분야에서 이 기술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 연결을 보는 눈이다.

그리고 이제, 그 눈을 가진 건 바로 인공지능이다.



출처:

Zhang, B., Gao, F., Li, S., Xu, X., & Wang, Y. (2025). Abnormal Alliance Detection Method Based on a Dynamic Community Identification and Tracking Method for Time-Varying Bipartite Networks. AI, 6(12), 328. https://doi.org/10.3390/ai61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