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든 AI, 우리 집 가전제품의 '0.1mm' 결함까지 잡아낸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TV, 그리고 자동차 안에는 초록색 판 위에 수많은 부품이 올라간 전자 회로 기판(PCB)이 들어 있다. 이 기판은 기계의 심장이자 두뇌 같은 존재다.
그런데 부품들이 점점 작아지고 촘촘해지면서, 사람이 눈으로 보거나 일반적인 기계로 검사해서는 찾기 힘든 아주 미세한 불량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만약 이 작은 결함을 놓친다면? 우리가 산 스마트폰이 갑자기 꺼지거나 심각한 고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인공지능(AI), 그중에서도 똑똑하기로 소문난 '딥러닝'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56개의 최신 연구들을 꼼꼼히 분석한 이번 보고서를 통해, AI가 어떻게 전자제품의 수호천사가 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딥러닝이라는 마법의 안경을 쓴 검사관의 등장
그동안 공장에서는 '자동 광학 검사(AOI)'라는 기계를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 기계는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여서, 빛이 조금만 바뀌거나 기판이 살짝 비뚤어져도 "불량이야!"라고 잘못 외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진짜 불량을 정상으로 착각하는 위험한 실수도 했다. 하지만 딥러닝은 다르다.
딥러닝은 수만 장의 사진을 보며 스스로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결함인지' 특징을 공부한다. 연구에 따르면, 딥러닝을 활용한 검사는 정확도가 무려 98~99.8%에 달한다고 한다.
예전 기계들이 8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발전이다. 특히 '합성곱 신경망(CNN)'이라는 기술은 마치 사람의 눈처럼 이미지의 구석구석을 훑으며 쥐가 파먹은 듯한 자국(마우스 바이트), 끊어진 회로, 불필요한 구리 조각 같은 6가지 이상의 대표적 결함들을 척척 찾아낸다.
데이터가 부족해도 스스로 학습하는 똑똑한 AI의 비결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AI가 공부하려면 수많은 '불량 사진'이 필요한데, 실제 공장에서는 불량이 자주 나오지 않아 사진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기발한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자기 지도 학습'이다.
이 기술은 정답지가 없어도 AI가 스스로 데이터의 구조를 파악하며 공부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정상 기판 사진에 일부러 노이즈를 섞었다가 다시 깨끗하게 복구하는 연습을 시키는 식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AI는 기판의 원래 모습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고, 아주 작은 흠집만 발견해도 즉시 알아챌 수 있게 된다.
또한, 여러 공장의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도 지식만 합치는 '연합 학습' 기술을 통해 보안을 지키면서도 더 똑똑한 AI를 만드는 길도 열렸다.
공장 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미래의 AI 동료
미래의 공장은 어떤 모습일까? 이제 AI는 단순히 사진만 찍는 수준을 넘어, 공장 라인 위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AI가 별도의 사전 훈련 없이도 공장에 투입되자마자 스스로 배우고 최적화되는 '현장 맞춤형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아직 숙제는 남아 있다. 워낙 기판이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AI의 계산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하고,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AI를 다룰 수 있는 도구들도 필요하다.
하지만 딥러닝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우리는 결함이 전혀 없는 완벽한 전자제품만을 만나는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AI라는 든든한 검사관 덕분에 우리의 일상은 더욱 안전하고 편리해지고 있다.
출처: Magaña, B. M., Hernández-Uribe, Ó., Cárdenas-Robledo, L. A., & Cantoral-Ceballos, J. A. (2025). Deep Learning Algorithms for Defect Detection on Electronic Assemblies: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Machine Learning and Knowledge Extraction, 8(1), 5. https://doi.org/10.3390/make8010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