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헤매던 자궁내막증 진단, AI가 단축시킬 수 있을까?

 



초음파·MRI·수술 영상까지… 인공지능이 바꾸는 여성 질환 진단의 미래


아랫배 통증이 반복됐다.
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없었다.
병원을 옮겨 다니며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은 늘 불분명했다.


이런 시간을 수년, 때로는 10년 이상 보내는 여성이 적지 않다.
질환의 이름은 자궁내막증이다.


자궁내막증은 흔하지만, 진단은 여전히 어렵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조직이
난소, 장, 복막 같은 다른 장기에 자라는 질환이다.


전 세계 가임기 여성의 약 10%가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4~11년이나 된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고,
초음파나 MRI 같은 영상 검사는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영상은 찍었지만, 해석이 다르다”는 현실

현재 자궁내막증 진단의 핵심은 영상 검사다.

  • 질 초음파는 1차 검사로 가장 많이 쓰이고
  • MRI는 병의 범위를 더 자세히 볼 때 사용된다
  • 수술 영상은 실제 병변을 직접 확인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같은 영상을 보고도
의사마다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인공지능(AI)이다.


AI는 자궁내막증 영상을 어떻게 분석했을까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발표된 논문 413편을 모았다.
그중 조건을 충족한 32편을 정밀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초음파, MRI, 복강경 수술 영상이었다.


AI는 영상 속에서
병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하고,
병변의 위치와 크기를 표시하며,
심지어 다른 질환과의 감별까지 시도했다.



가장 많이 쓰인 영상은 ‘초음파’

전체 연구의 절반은 초음파 영상을 사용했다.

그다음은 수술 영상, 그리고 MRI다.


AI가 가장 자주 분석한 병변은
난소 자궁내막종
깊이 침윤된 자궁내막증이다.


이는 실제 임상에서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유형과도 겹친다.


AI의 성능은 생각보다 높다

병이 있는지 없는지를 맞히는 정확도는
대부분 80~99% 범위에 들어갔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문의 수준에 가까운 결과도 나왔다.


병변을 정확히 칠하는 ‘분할 기술’에서도
상당히 높은 일치도를 보인 사례가 있었다.


숫자만 보면 인상적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붙는다.


“아직은 연습 경기 수준”이라는 경고

대부분의 연구는
한 병원에서 과거 자료만 분석했다.


다른 병원, 다른 장비, 다른 환자에게
똑같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또 AI가 틀렸을 때
왜 틀렸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즉, 가능성은 보였지만
아직 실전에 투입하기엔 준비가 부족했다.


그럼에도 기대가 커지는 이유

AI가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자궁내막증 진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경험이 적은 의료진도 일정 수준의 판단 가능
  • 병변 위치를 표준화해 수술 계획 수립 도움
  • 진단 지연을 줄여 삶의 질 개선

특히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AI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


연구진이 제시한 다음 단계

연구진은 분명히 말한다.


“이제는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


여러 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검증,
그리고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평가.


AI는 도구다.
제대로 쓰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자궁내막증 진단의 긴 터널, AI가 불을 켤 수 있을까

수년간 통증을 참고 버텨야 했던 시간.
“정상”이라는 말에 상처받았던 기억.

AI는 그 시간을 줄일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직 완성품은 아니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자궁내막증 진단의 미래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출처 

AlSaad, R., Farrell, T., Elhenidy, A., Albasha, S., & Thomas, R. (2026). Artificial intelligence in endometriosis imaging: A scoping reviewAI, 7(2), 43. https://doi.org/10.3390/ai702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