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자산 관리의 미래

 

햇살이 비치는 도시의 사무실에서 여성 금융 전문가가 노년의 부부에게 웃고 있는 AI 캐릭터와 홀로그램 데이터 차트를 활용하여 자산 관리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에이전틱 AI 파트너와 함께하는 따뜻하고 전문적인 금융 상담의 미래


AI의 거품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


요즘 인공지능 이야기를 듣지 않고 하루를 보내기 어렵다. 누군가는 이것이 혁명이라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공기 중에 슬롭(sloppiness) 이 가득하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슬롭은 단순히 질 낮은 AI 콘텐츠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과장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혼란의 상태를 말한다.

특히 자산관리 업계처럼 고객 신뢰가 핵심인 분야에서는 이 혼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자문사들은 이미 여러 기술 시스템과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고, 고객 상담과 포트폴리오 관리에 하루가 모자란다. 그런데 그 위로 ‘AI 도입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압박까지 더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앤트로픽(Anthropic) 이 자산관리 전용 도구를 발표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AI의 다음 단계, 즉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로의 진입 신호이기 때문이다.


에이전틱 AI는 무엇이 다르고 왜 중요한가

그동안 업계는 주로 생성형 AI에 집중해 왔다. 이메일을 대신 써주고, 보고서를 요약하고, 마케팅 문구를 만들어주는 도구들이다. 하지만 에이전틱 AI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단순히 답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기술 책임자 프리덤 덤라오는 에이전트를 네 가지 능력으로 설명했다. 그것은 감지(sense)사고(think)행동(act), 그리고 기억(remember) 이다.


첫째, 감지란 단순히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주변 맥락까지 파악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이메일, 데이터베이스, 시장 상황 같은 외부 도구와 환경을 함께 고려한다.


둘째, 사고란 목표를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추론하는 능력이다.


셋째, 행동은 실제로 외부 도구를 호출하거나 워크플로를 실행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억은 과거 상호작용을 저장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다.

이 네 가지가 순환 고리처럼 계속 반복될 때 비로소 ‘에이전트’라 부를 수 있다. 일부 기능만 갖춘 도구를 에이전트라고 부르면 기대와 현실 사이에 큰 간극이 생긴다.


학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분명하다. 스탠퍼드와 MIT 연구진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율적 AI 시스템이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협업’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앤트로픽(Anthropic) 은 자사의 대형 언어모델 클로드(Claude) 를 기반으로 자산관리용 CoWork 플러그인을 선보였다. 이 도구는 자동 포트폴리오 분석, 세금 분석, 리밸런싱 제안, 대규모 실행까지 가능하다고 소개되었다. 단순 보고서 작성이 아니라 실제 투자 관리 업무 흐름에 직접 개입하는 구조다.


이 변화는 또 다른 파장을 낳는다. 그동안 많은 스타트업이 OpenAI앤트로픽Google DeepMind 같은 대형 모델 위에 맞춤형 ‘AI 미들웨어’를 개발해 자문사에 제공해 왔다. 그런데 대형 모델 기업이 직접 자산관리 기능을 제공하면, 이 중간 생태계의 역할은 재정의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이 곧 중소 혁신 기업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차별화의 기준이 더 분명해진다. 단순 모델 연결이 아니라, 실제 자문사의 데이터 구조와 규제 환경, 기존 기술 스택에 맞춘 통합 설계 능력 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자산관리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렇다면 현장의 자문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를 먼저 묻는 일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30일 안에 첫 번째 가치 있는 AI 워크플로를 구현하겠다고 말한다. 이 접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거창한 전면 도입 대신,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단일 업무를 선정해 자동화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기별 포트폴리오 리뷰 초안 작성, 세금 영향 시뮬레이션, 고객 데이터 정리 같은 작업이다.


또한 내부 데이터의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에이전틱 AI는 맥락과 기억에 의존한다. 데이터가 흩어져 있고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뛰어난 모델이라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규제와 책임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자동 리밸런싱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오류 발생 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모델 제공사인가, 이를 통합한 미들웨어 업체인가, 아니면 최종 승인한 자문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내부 원칙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에이전틱 AI는 인간을 대체하기보다는 ‘덜 매력적인 일’을 대신 처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상담사는 고객의 삶의 목표를 이해하고, 불안과 기대를 공감하며, 복잡한 선택의 의미를 설명하는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된다. 기술은 배경에서 일하지만, 신뢰는 여전히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기술이 아니라 방향이 경쟁력을 만든다

AI 산업은 지금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오늘의 선두 기업이 내일도 같은 자리에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조직보다, 스스로의 목적과 철학을 분명히 한 조직이 더 오래 살아남는다.


에이전틱 AI는 마법이 아니다. 그것은 반복 업무를 줄이고, 더 깊은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기 중에 슬롭이 많다고 느껴질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싶은가. 그 가치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어떤 업무를 줄이고 싶은가. 이 질문에 차분히 답하는 곳에서 진짜 혁신이 시작된다.


참고 문헌

Anthropic. (2026). Claude for financial services: Product overview and enterprise deployment notes. Anthropic Official Website.

Brynjolfsson, E., Li, D., & Raymond, L. R. (2023). Generative AI at work.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Working Paper.

OpenAI. (2024). AI agents and the future of work. OpenAI Research Blog.

Stan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 (2025). AI Index Report 2025. Stanford University.

Wealth Management Editorial Staff. (2026). Agentic AI trends in advisory technology. Wealth Management Industry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