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 아프다고 말한다? ‘소리’를 듣는 인공지능이 양계장을 바꾼다

 




닭 울음소리를 그냥 소음으로 넘겼다면, 이미 중요한 신호를 놓치고 있었을지 모른다

양계장 안은 늘 시끄럽다.
닭 울음소리, 환풍기 소리, 사료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뒤섞인다.

오랫동안 이 소리는 단순한 배경 소음으로 취급됐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닭은 아프면스트레스를 받으면환경이 나쁘면 소리부터 달라진다.
그리고 이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존재가 바로 인공지능이다.


2026년 국제학술지 AI에 실린 한 종설 논문은,
닭의 소리만으로 호흡기 질병과 복지 상태를 감지하는 AI 기술이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섰다고 보고했다 .


양계 산업의 가장 큰 적, ‘호흡기 질병’은 너무 빨리 퍼진다

육계 산업에서 가장 무서운 질병은 단연 호흡기 질환이다.

전염성이 빠르다.
한 마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며칠 안에 거의 전 개체로 퍼진다.

문제는 발견이 늦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성장 저하, 폐사, 출하 손실이 시작된 뒤다.

PCR 같은 정밀 검사는 정확하지만
“샘플 채취 → 실험실 이동 → 분석”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


이 짧은 육계 사육 기간에서
그 시간은 치명적이다.


닭은 말 대신 ‘기침’과 ‘숨소리’로 아픔을 드러낸다

닭도 사람처럼 기침을 한다.
재채기를 하고,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낸다.


연구진은 이 소리를 병리적 음성 신호라고 부른다.

건강한 닭의 울음은 비교적 규칙적이고 부드럽다.
하지만 호흡기 질환이 시작되면 소리는 거칠어지고, 짧고, 불규칙해진다.

특히

  • 기침 소리
  • 재채기
  • 코골이처럼 들리는 호흡음

이 세 가지는 질병의 초기 신호로 매우 중요하다.

사람 귀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인공지능은 ‘닭의 소리’를 숫자로 바꿔 읽는다

AI는 소리를 그대로 듣지 않는다.
소리를 숫자 정보로 바꾼다.


주파수, 에너지, 패턴을 쪼개
마치 지문처럼 분석한다.


특히 많이 쓰이는 것이
MFCC라는 음향 특징이다.


쉽게 말해
“이 소리가 평소와 얼마나 다른가”를 정밀하게 계산하는 방법이다.


이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 정상 울음
  • 기침
  • 재채기
  • 스트레스 울음

을 90% 이상 정확도로 구분해낸다.




질병뿐 아니라 ‘복지’도 소리로 드러난다

놀라운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닭의 소리는 질병뿐 아니라
복지 상태까지 반영한다.


사료가 부족할 때
물을 늦게 받았을 때
밀집 사육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닭은 높은 에너지의 불안 신호를 반복적으로 낸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소리가 많았던 군은

  • 성장률이 낮고
  • 폐사율이 높았다.

즉, 소리는 미래 성적을 예측하는 지표이기도 했다.


AI 귀는 24시간 쉬지 않는다

사람 관리자는 하루 몇 번만 축사를 확인한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마이크 하나만 설치하면 24시간 내내 듣는다.

접촉도 없다.
닭을 잡을 필요도 없다.


소리만으로

  •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 경고를 보내고
  • 조기 대응을 가능하게 만든다.

연구진은 이를
비침습적 정밀 축산의 핵심 기술로 평가했다.


아직 넘어야 할 벽도 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축사에는 소음이 많다.
농장마다 환경이 다르다.


한 농장에서 잘 작동한 AI가
다른 농장에서는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연구진은
여러 농장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는
범용 AI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의 양계장은 ‘귀’가 있다

이제 질문은 이것이다.


“언제 병이 날까?”가 아니라
“AI가 이미 들었는가?”다.


앞으로의 양계장은
눈보다 를 더 믿게 될지도 모른다.


닭이 먼저 말하고
AI가 먼저 듣는 농장.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출처

Sharifuzzaman, M., Mun, H.-S., Lagua, E. B., Hasan, M. K., Kang, J.-G., Kim, Y.-H., et al. (2026). Advances in audio-based artificial intelligence for respiratory health and welfare monitoring in broiler chickensAI, 7(2), 58. https://doi.org/10.3390/ai702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