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들쭉날쭉한 지능 해결
| 단순히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을 넘어, 체계적인 지식의 규칙을 AI에게 가르치는 것은 '들쭉날쭉한 지능'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와 함께 성장할 믿음직한 파트너를 만드는 핵심이다. |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이 쓴 시에 감동하고, 복잡한 보고서를 대신 작성해 주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이 놀라운 기계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아주 어려운 전문 지식은 척척 말하면서도,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간단한 산수 문제에서 엉뚱한 답을 내놓거나 세 살 아이도 아는 세상의 당연한 규칙을 무시하곤 한다.
이런 현상을 전문가들은 들쭉날쭉한 지능이라고 부른다. 어떤 분야에서는 천재 같지만, 어떤 분야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상식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의사나 변호사, 혹은 공장의 관리자 역할을 안전하게 수행하려면 우리는 이 울퉁불퉁한 지능의 모서리를 매끄럽게 다듬어 주어야 한다. 단순히 공부할 양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고민해 보아야 할 때다.
데이터라는 바다에서 규칙이라는 등대를 찾아가는 여정
현재 인공지능이 똑똑해진 비결은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읽고 그 안에서 패턴을 찾아낸 덕분이다. 수조 개의 문장을 읽으며 '이 단어 뒤에는 보통 이 단어가 오더라' 하는 확률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인공지능은 그 내용이 진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음에 올 말을 '추측'할 뿐이다.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를 생각해 보자. 아이들은 주변을 관찰하며 자연스럽게 배우기도 하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불은 뜨거우니 만지면 안 돼" 혹은 "1 더하기 1은 2야" 같은 명확한 규칙을 배운다. 이런 규칙들은 일종의 약속된 지식이다.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이것이다. 단순히 엄청난 양의 글자를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와 논리적인 규칙을 직접 가르쳐 주어야 한다.
최근 구글과 같은 큰 연구소들이 수학 문제를 잘 푸는 인공지능을 만든 비결도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에게 단순히 수학 책을 많이 읽힌 게 아니라, 수학의 절대적인 법칙들을 직접 입력해 준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확률적으로 답을 맞히던 아이가 이제는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비디오 데이터를 더 많이 보여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인공지능에게는 세상을 지탱하는 단단한 뼈대, 즉 구조화된 지식이 필요하다.
인류의 지혜를 인공지능의 언어로 통역하는 따뜻한 노력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인공지능에게 이 단단한 지혜의 뼈대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지식 창고'를 만들어야 한다. 수학처럼 정답이 명확한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법률, 경제, 심지어는 '설거지를 하는 방법'처럼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규칙들까지도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언어로 바꾸어 저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은 마치 인류가 쌓아온 거대한 도서관을 인공지능을 위한 '개념 사전'으로 다시 쓰는 것과 같다. 최근에는 사람의 전문 지식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번역해 주는 새로운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단계를 넘어,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그리고 세상의 인과관계는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가르치는 지식의 정교화 과정이다.
이렇게 정리된 지식 창고를 인공지능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게 된다면, 인공지능은 더 이상 엉뚱한 소리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인공지능이 왜 그런 답변을 내놓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속을 알 수 없는 검은 상자 같던 인공지능이, 이제는 우리가 검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되는 셈이다.
지식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더 안전한 미래를 꿈꾸며
인공지능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결국 그 기술을 완성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 가진 정교한 지식과 따뜻한 관심이다. 데이터는 인공지능을 움직이는 연료가 될 수 있지만, 그 인공지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핸들은 결국 지식이다. 들쭉날쭉한 지능의 한계를 넘어,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혁신만큼이나 우리가 가진 지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가 만든 지식의 지도를 인공지능의 손에 쥐여준다면, 인공지능은 더 적은 에너지와 적은 양의 학습으로도 훨씬 더 똑똑하고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지능을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인공지능과 함께 그려나가야 할 미래의 모습이다. 지식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처럼, 인간의 지혜를 인공지능에게 나누어 줄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롭고 안전해질 것이다.
참고 문헌
- Bender, E. M., Gebru, T., McMillan-Major, A., & Shmitchell, S. (2021). On the Dangers of Stochastic Parrots: Can Language Models Be Too Big? Proceedings of the 2021 ACM Conference on Fairness, 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 Chaudhri, V. (2026, February 19). How to Solve AI’s ‘Jagged Intelligence’ Problem. Knowledge Systems Research.
- Dell'Acqua, F., McFowland, E., Mollick, E. R., Lakhani, K. R., & Resutek, J. (2023). Hybrid Intelligence: Examining the Frontiers of Human-AI Collaboration.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Paper.
- LeCun, Y. (2022). A Path Towards Autonomous Machine Intelligence. OpenReview.
- Marcus, G., & Davis, E. (2019). Rebooting AI: Building Artificial Intelligence We Can Trust. Panth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