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한복판에 등장한 AI 인간”… 시민과 대화하면서 도시계획까지 바꾼다

 




도시 한복판에 서 있는 거대한 전광판.


그 안에는 사람처럼 눈을 맞추고, 질문에 답하고, 농담까지 건네는 가상 인간이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AI는 단순한 안내원이 아니었다. 시민들의 생각을 듣고, 도시계획에 반영할 의견까지 모으고 있었다.


포르투갈의 한 도시에서 실제로 진행된 이 실험은 도시계획의 미래를 완전히 바꿔놓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에 XRCity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AI와 대화했고, 도시 planners는 그 대화를 분석해 실제 정책에 활용할 데이터를 얻었다.


SF 영화 속 장면 같지만, 이미 현실이다.


“도시계획은 늘 소수의 목소리만 듣는다”는 오래된 문제


지금까지 도시계획은 대부분 이런 방식이었다.


시청 공청회, 설문조사, 온라인 게시판.


문제는 늘 같았다.


공청회에는 적극적인 사람만 온다.


온라인 설문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사람만 참여한다.


결국 도시의 진짜 다양한 시민 목소리는 빠지기 쉽다.


연구진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사람들이 일부러 참여하러 오게 만들지 말고,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스럽게 말을 걸게 하면 어떨까?”


그 결과 탄생한 것이 거리형 AI 도시참여 시스템이었다.


거리에서 시민에게 말을 거는 AI ‘올리비아’


시스템의 핵심은 Olivia라는 실물 크기의 가상 인간이었다.


거대한 야외 스크린 속에 등장한 올리비아는 사람들과 실제 대화를 나눴다. 날씨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지역 행사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대화가 충분히 이어지면 슬쩍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번 도시 축제는 어땠나요?”
“새로운 공원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거리 디자인을 바꾸는 것에 찬성하시나요?”


놀라운 건 시민들이 마치 사람과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답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도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DSS, Decision Support System)이라고 설명했다. 시민과 나눈 대화를 실제 도시 정책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바꾸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AI는 단순히 “듣기만” 하지 않는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여기 있다.


보통 AI 챗봇은 사람 말을 듣고 끝난다. 하지만 XRCity는 시민 의견을 “분류”했다.


예를 들어 시민이 축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해보자.


“낮에는 사람이 덜 많아서 좋아요.”


이 문장은 단순 감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AI는 이 답변이 축제에 대한 긍정인지, 부정인지, 혹은 애매한 의견인지 분석했다.


연구진은 미리 여러 선택지를 만들어 두었다.


  • 매우 만족
  • 보통
  • 예전이 더 좋았음
  • 불만족


AI는 시민의 자연스러운 말을 이 선택지와 연결했다. 완전히 애매한 답변은 따로 표시해 planners가 직접 검토할 수 있게 했다.


즉, 자유로운 대화를 하면서도 결국 정책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구조화된 데이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 거리에서 250명 넘게 AI와 대화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포르투갈 토레스 베드라스(Torres Vedras) 거리와 축제 현장에 실제 설치했다.


  • 총 250회 이상 시민 상호작용 발생
  • 총 대화 시간 740분 이상
  • 분석 가능한 대화 세션 191개 확보
  • 평균 대화 시간 약 2.8분
  • 시민 한 명당 평균 6.7번 메시지 교환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오래 AI와 대화했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결과… 시민 14.7%가 실제 정책 의견을 남겼다


전체 분석 가능한 대화 중 14.7%가 실제 도시계획 질문에 대한 “구조화된 의견”으로 변환됐다는 점이었다.


겉보기엔 적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것이 매우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사람들은 원래 설문조사에 참여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냥 길을 걷다가 우연히 AI와 대화한 시민들이었다.


즉, 기존 공청회에 절대 오지 않았을 사람들의 의견까지 도시 데이터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시계획에 도움을 준다


겉으로 보기엔 귀여운 AI 안내원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도시 행정 방식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기존 도시계획은 전문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확산되면 도시 곳곳에서 시민 의견이 실시간으로 수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도 가능하다.

  • 새 공원 디자인에 대한 즉석 반응 수집
  • 버스 노선 개편 여론 파악
  • 관광지 만족도 분석
  • 지역 축제 평가 자동화
  • 특정 거리 재개발 반응 조사

무엇보다 시민들은 “설문조사 당한다”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참여한다.


연구진도 이것을 가장 중요한 혁신으로 봤다.


사람들이 부담 없이 대화하면서도, 도시 planners는 분석 가능한 데이터를 얻는다는 점이었다.


올바른 분류는 해결해야 할 문제


현실은 영화처럼 완벽하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었다.


축제 현장에는 음악과 확성기 소리가 계속 울렸다. AI가 시민 목소리를 잘못 듣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긴 대화에서는 AI가 원래 질문 흐름을 잃어버리는 현상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대화 드리프트(conversational drift)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AI 판단의 정확성”이었다.


AI가 시민 의견을 올바르게 분류했는지 완전히 검증되지는 않았다. 연구진도 이 부분은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도시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이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기술보다 방향성 때문이다.


도시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
사람들의 의견은 훨씬 다양해진다.


그런데 기존 행정 시스템은 여전히 느리고 제한적이다.


AI와 XR(확장현실)이 결합하면 도시가 시민과 “대화”하는 시대가 열린다.


어쩌면 몇 년 뒤에는 이런 장면이 익숙해질지도 모른다.


퇴근길 거리에서 AI가 말을 건다.


“새 자전거 도로 어떠셨나요?”
“이번 광장 리모델링 만족하시나요?”


이런 대화가 실제 도시정책을 바꾸게 된다.


SF 영화가 아니다.
이미 포르투갈 거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출처: 

Veloso-Luis, A., Silva, A., & Neves-Silva, R. (2026). A decision support system integrating extended reality and conversational AI for participatory urban planning. Virtual Worlds, 5(2), 23. https://doi.org/10.3390/virtualworlds502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