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를 직접 만들면 몰입감이 더 커질까? VR 연구가 밝혀낸 흥미로운 차이



최근 독일 함부르크대학교(Universität Hamburg)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가상현실(VR)에서 사용하는 아바타를 어떤 방식으로 생성하느냐가 사용자의 경험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R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자는 단순히 화면을 바라보는 수준을 넘어 가상 세계 속에서 자신의 몸을 가진 존재처럼 행동할 수 있게 됐다. 이때 중요한 요소가 바로 ‘아바타’다.


VR 속 몸은 어떻게 ‘내 몸’이 되는가


가상현실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 중 하나가 체화(Embodiment) 또는 신체 소유감(Sense of Embodiment)이다. 쉽게 말하면 가상 공간에 존재하는 디지털 몸을 자신의 몸처럼 느끼는 현상이다.


기존 연구들은 현실의 외형과 유사한 아바타일수록 이러한 체화 경험이 강해질 수 있다고 보고해 왔다. 특히 얼굴, 성별, 인종 등 자신과 일치하는 특징이 많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이 비교한 세 가지 아바타


연구에는 총 3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세 가지 유형의 아바타를 비교했다. 첫째는 제한된 선택지에서 고르는 일반 아바타, 둘째는 사용자가 직접 꾸민 아바타, 셋째는 참가자의 사진을 바탕으로 자동 생성된 아바타였다.


직접 꾸민 아바타 조건에서는 참가자가 현실의 외모와 똑같이 만들 필요 없이, VR에서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느끼는 모습으로 아바타를 만들 수 있었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가상 몸을 관찰하다


참가자는 VR 헤드셋과 전신 추적 센서를 착용한 뒤 가상 거울 앞에 섰다. 이후 팔 흔들기, 제자리 걷기, 팔 돌리기 같은 동작을 수행하며 자신의 아바타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실험 중 갑자기 상자가 떨어지는 상황도 연출했다. 이는 참가자가 아바타를 실제 자신의 몸처럼 느낀다면 위협 상황에 더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 측정 방식이었다.


가장 닮은 아바타는 사진 기반 아바타였다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과 일치했다. 참가자들은 사진 기반 아바타가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자기 유사성 점수는 사진 기반 아바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몰입감은 의외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체화감에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유롭게 꾸민 아바타가 더 높은 체화감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에서는 행위 주체감, 신체 소유감, 존재감 등 핵심 지표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VR에서 체화 경험을 결정하는 요소가 외형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몸의 움직임이 정확히 반영되는지, 시각적 피드백이 자연스러운지 같은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


사용자가 직접 만든 아바타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체화감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사용자 경험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아바타를 일반 아바타보다 더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고 만든 결과물에 더 높은 만족감과 애착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위협 상황에서도 직접 만든 아바타가 더 강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떨어지는 상자를 이용한 위협 테스트에서도 직접 만든 아바타 조건이 일반 아바타보다 더 강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체화감 설문에서는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감정적 반응에서는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사진 기반 아바타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다


사진 기반 아바타는 참가자와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참가자는 거의 닮았지만 완벽하게 닮지는 않은 모습에서 오히려 불편함을 느꼈다.


이는 사람과 매우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 디지털 존재를 볼 때 어색함이나 불쾌감을 느끼는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 현상과 관련될 수 있다.


메타버스와 VR 서비스 설계에 주는 시사점


이번 연구는 메타버스와 VR 플랫폼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많은 서비스가 사진 기반 자동 생성 기술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직접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자유도 역시 매우 중요한 경험 요소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앞으로 VR 플랫폼은 단순히 “얼마나 현실과 닮았는가”보다 “얼마나 사용자가 원하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직 남아 있는 한계


이번 연구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참가자 수가 30명으로 비교적 적었고, 사용된 아바타 제작 도구 역시 성별, 체형, 외모 다양성 측면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전신 추적 기술의 정확도 문제도 일부 보고됐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더 다양한 아바타 옵션과 향상된 추적 기술을 활용한 검증이 필요하다.



출처 

Hartfill, J., Bormann, F., Wolf, E., & Steinicke, F. (2026). The influence of avatar generation and appearance on embodiment and user experience in virtual reality. Frontiers in Virtual Reality, 7, 1778843. https://doi.org/10.3389/frvir.2026.1778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