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하게 만드는 심리적 요인들
최근 발표된 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를 받아들이는 투자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치트카라 대학교 발라지 버마 교수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기술 수용 모델을 통해 투자자들이 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하거나 거부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인공지능이 금융 시장의 중심부로 들어오면서 투자 방식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인간 전문가가 주도하던 투자 자문 서비스는 이제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이고 저렴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인공지능에게 자신의 자산을 맡기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동안 학계에서도 파편화된 이론적 해석만 존재해 왔다.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금융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널리 쓰이던 세 가지 기술 수용 모델인 계획된 행동 이론(TPB), 통합 기술 수용 모델(UTAUT-2), 그리고 자기효능감 기반 가치 수용 모델(SVAM)의 예측력을 비교 검증했다. 결과적으로 SVAM 모델이 인공지능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수용 의도를 설명하는 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이는 기술이 단순히 도구로 활용되던 과거와 달리, 인공지능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상황에서는 사용자가 스스로 기술을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로 인한 가치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인도 투자자 39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데이터를 구조 방정식 모델링과 다집단 분석을 통해 심층 분석했다.
그 결과 투자자의 태도, 기술에 대한 즐거움과 습관적인 사용을 의미하는 유희적 자동성(Hedonic Automatism), 그리고 서비스 이용을 통해 얻는 가치가 행동 의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동인임을 확인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투자자들이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넘어, 그 시스템을 내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매우 중시한다는 사실이다.
완전 자동형과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하는 기준의 차이
연구진은 투자자가 사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유형에 따라 수용 결정 요인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밝혀냈다. 완전히 인공지능 알고리즘만으로 작동하는 완전 자동형 서비스와 인간 전문가가 함께 조언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서비스는 투자자의 심리적 반응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태도, 기술의 사용 편의성, 기대되는 성과가 수용 의도를 형성하는 주요 동인이 된다. 이는 인간 전문가가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기술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완전 자동형 로보어드바이저 상황에서는 사용자의 자기효능감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다.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된 환경일수록 투자자는 시스템이 내리는 결정을 스스로 해석하고 감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비로소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인공지능 시대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함의는 금융 서비스 개발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인공지능을 대하는 투자자의 관점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알고리즘의 수익률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자자 교육 프로그램이나 온보딩 과정은 사용자가 인공지능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금융 서비스와의 상호작용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습관적 사용 패턴은 이 기술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거래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투자 경험을 개선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habit-forming(습관 형성) 서비스로 발전할 때 더 많은 투자자가 인공지능 자산관리를 선택할 것이다. 향후 연구는 이러한 심리적 동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하는 종단 연구를 통해 더욱 구체적인 인공지능 수용 메커니즘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출처
Verma, B., Remer, L., Goswami, D., & Sinha, S. K. (2026). Assessing the utility of advanced adoption models for AI-based financial services: insights into automated and hybrid robo-advisors. 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 9, 1854196. https://doi.org/10.3389/frai.2026.18541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