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연인과 데이트를 하면 바람을 피우는 것일까?
Note: 이 글을 보니 1984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electric dreams'가 생각난다. 이 글은 AI 연인이 단순한 기술이나 오락을 넘어 실제 인간관계의 경계와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존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맨틱 AI와의 정서적 교류가 실제 연인에게 향하던 관심과 애정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이를 일종의 '디지털 불륜'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중요한 문제는 AI 사용 자체보다 이를 숨기거나 인간 파트너와의 소통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관계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AI가 인간의 친밀감과 사랑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AI 시대의 연인 관계에서는 기술 자체보다 서로의 기대와 경계를 충분히 공유하고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문자를 주고받고, 대화를 나누며, 때로는 유혹까지 하는 디지털 에이전트인 AI 연인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AI 컴패니언(companion) 앱의 수는 700% 증가했다. 대표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Character.AI는 2025년 기준 약 2천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서비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는 시대에 AI는 언제든 이용할 수 있고,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개인화되며,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이해받고 있다는 감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들 시스템은 사용자의 애착 형성을 유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은 AI를 인간처럼 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실제 연인보다 AI가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한다고 느끼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로맨틱 AI 사용자 가운데 21%는 실제 연인과의 교류보다 이러한 '궁극의 소울메이트' 경험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로맨틱 AI가 일상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중요한 사회적 논쟁도 시작됐다. 챗봇이 이토록 친밀하게 느껴진다면, 연인 관계에서 이를 바람으로 보아야 할까? 연구진의 예비 연구는 적어도 캐나다에서는 상당수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서적·성적 이탈
일반적으로 불륜은 성적이든 정서적이든 관계의 배타성을 깨뜨리고, 사랑과 관심, 정서적 투자를 주된 파트너가 아닌 다른 대상으로 옮기는 행위를 의미한다.
로맨틱 AI는 단순한 오락거리나 성적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많은 사용자는 AI가 자신을 인정해 주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속마음을 털어놓기 쉬운 존재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에로틱한 롤플레잉이나 성적 탐색을 위해 AI를 이용하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그 관계가 데이트를 거쳐 심지어 약혼에 이르는 수준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로맨틱 AI는 이미 많은 사람이 관계의 선을 넘는 행위로 여기는 정서적·성적 이탈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최근 연구는 이것이 더 이상 일부 사람들만의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미국 조사에서는 성인 최소 6명 가운데 1명이 로맨틱 AI와 한 번 이상 상호작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약 3분의 1은 자신의 파트너가 이를 이용한다면 바람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AI 포르노와 성인용품보다 더 부정적인 반응
연구진은 캐나다 성인 1,815명을 대상으로 파트너가 로맨틱 AI를 사용하는 것을 바람으로 인식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약 절반은 파트너의 로맨틱 AI 이용을 불륜으로 간주했으며, 약 4분의 3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로맨틱 AI에 대한 반응은 인간 제3자가 개입하는 데이팅 앱이나 웹캠 서비스에 대한 반응만큼이나 부정적이었다.
이는 AI 포르노나 성인용품 등 다른 성적 기술에 대한 반응보다도 더 부정적인 수준이었다.
흥미롭게도 로맨틱 AI 이용자 가운데 약 3분의 2는 이러한 사실을 자신의 파트너에게 숨기고 있었다.
시스젠더 여성과 Z세대의 더 강한 거부감
모든 사람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시스젠더 여성은 시스젠더 남성보다 로맨틱 AI 사용을 바람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약 두 배 높았다. Z세대 역시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비독점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독점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보다 이를 부정행위로 인식할 가능성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념적 성향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보수성과 종교성이 높을수록 로맨틱 AI 사용을 불륜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했다. 정치적으로 우파 성향이 강한 참가자일수록 이를 바람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다만 연구진은 이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예비 연구에 기반한 만큼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탐색인가, 배신인가?
로맨틱 AI는 단순히 중립적인 기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인간 제3자가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커플 사이의 경계를 흔들 수 있는 독특한 관계적 위치를 차지한다.
중요한 것은 AI의 기능 자체보다 그것이 관계 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비밀, 정서적 이탈, 비교, 혹은 인간 파트너에게서 친밀감이 이동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사와 커플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이것이 바람인지 여부가 아니다. 이러한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파트너에게 공개되는지,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는 프라이버시와 비밀을 구분하는 일이 특히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로맨틱 AI를 정서적 지지나 자기표현, 혹은 사적인 성적 탐색의 수단으로 받아들이지만, 다른 사람은 이를 관계에서의 거리감이나 배신으로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로맨틱 AI 사용을 숨기거나, 파트너와의 대화와 갈등 해결을 AI가 대신하기 시작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챗봇은 주된 연인 관계 자체를 재구성하며 관계의 경계를 침범한다고 느끼게 만들 수도 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장기적 영향
로맨틱 AI가 실제 연인 관계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현재 연구는 로맨틱 AI가 관계 만족도와 정서적 친밀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갈등이나 충족되지 않은 정서적·성적 욕구 같은 관계의 어려움이 사람들이 이러한 상호작용을 찾게 만드는 원인인지를 아직 충분히 밝혀내지 못했다.
AI가 매개하는 친밀감이 일상 속에서 점점 더 보편화되는 만큼,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일은 디지털 사회에서 연인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출처
If you flirt with an AI companion, does that count as cheating?
출판일
July 6, 2026
글쓴이
David Lafortune (Professor, Department of Sexology, Université du Québec à Montréal)
Ellfie Chen (Graduate student, Clinical Psychology, Université de Montréal)
Valerie A. Lapointe (PhD candidate in psychology, Université du Québec à Montréal)
플랫폼 The Convers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