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인터뷰는 범죄 해결의 핵심인가 ― 인공지능은 경찰의 조사를 도와야 하는가

 

경찰 조사실에서 두 명의 수사관이 한 명의 인터뷰 대상자를 마주하고 있으며, 옆에는 인공지능 분석을 상징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떠 있어 수사 인터뷰와 AI 기술의 결합을 표현한 이미지.
수사 인터뷰는 형사사법의 핵심 절차이며, 인공지능은 정보 수집과 분석을 지원할 잠재력을 지니지만 기억 왜곡과 자동화 편향 등 새로운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사 인터뷰(investigative interviewing)는 피해자와 목격자, 용의자로부터 정확하고 완전한 진술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형사사법제도의 핵심을 이루는 절차이다. 범죄가 발생하면 대개 누군가는 사건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인터뷰를 어떻게 수행하느냐는 단순히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지를 넘어, 그 정보의 신뢰성과 완전성은 물론 이후 형사사법 절차 전반의 신뢰성까지 좌우한다.

20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경찰은 허위 자백의 위험을 높이는 추궁형 비증거 기반 심문 기법을 주로 사용했다. 영국 내무부의 의뢰로 존 볼드윈(John Baldwin)이 1992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실시된 600여 건의 경찰 인터뷰를 분석한 연구를 비롯한 여러 연구는, 경찰관들이 열린 자세로 정보를 수집하기보다 기존의 가정과 확증 편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음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무고한 사람으로부터 허위 자백이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발생했고, 목격자의 진술은 질문 방식에 따라 왜곡되었으며, 증거의 신뢰성은 수집되는 순간부터 훼손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직장의 인공지능

수사 인터뷰의 핵심에는 인간의 기억은 녹음기처럼 사실을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널리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기억은 사건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구성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사건을 목격한 이후 접하는 유도 질문, 언론 보도, 다른 목격자의 이야기와 같은 정보에 의해 쉽게 왜곡될 수 있다. 이는 경찰이 인터뷰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사건 이후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면 목격자의 기억이 변형되는 이른바 오정보 효과(misinformation effect)는 인지심리학에서 가장 견고하게 입증된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공동 목격자 오염(co-witness contamination)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목격자들이 서로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진술을 일치시키며, 실제로는 보지 못한 세부 사항까지 기억 속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저자 중 한 명인 레베카 밀른(Rebecca Milne)이 콜린 클라크(Colin Clarke)와 함께 수행한 전국 규모의 평가에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경찰의 수사 인터뷰 관행에 상당한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단순한 교육 부족만이 아니라 시간 압박, 전문 인력보다 일반 경찰관을 우선하는 조직 운영, 그리고 경찰 조직 내부의 제도적 문화에도 있음을 보여준다.

브라이언 레베손(Sir Brian Leveson) 경이 2025년 잉글랜드와 웨일스 형사법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립 검토 역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수사 인터뷰를 포함한 경찰 업무 전반에서 인공지능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실제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동시에 어떤 위험을 수반할까.

수사 인터뷰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영국 정부는 경찰 업무에서 인공지능이 지닌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2026년 6월에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43개 모든 경찰 조직에서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활용을 가속화하겠다”며 국가 최초의 경찰 인공지능 센터를 출범시켰다.

이론적으로 인공지능이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영역은 세 가지이다. 정보 수집, 인터뷰 기법의 정교화, 그리고 경찰관 교육이다.

범죄 발생 직후 이루어지는 초기 정보 수집 단계에서는 대화형 인공지능 에이전트, 즉 챗봇이 대규모 초기 인터뷰를 수행함으로써 경찰관들의 시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자동 음성 전사 시스템 역시 이 단계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실시간 프롬프트는 인터뷰 담당자가 유도 질문을 피하고 피해자와 목격자에게 개방형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은 새로운 수사 방향을 제안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EchoMind와 Innsikt 같은 인공지능 기반 아바타는 경찰관들에게 효과적인 수사 인터뷰 기법을 훈련시키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활용 분야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범죄심리학자 줄리아 쇼(Julia Shaw)가 지적했듯, 인공지능은 목격자의 기억 속에 사건 이후의 허위 정보를 주입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도 단순히 진술을 기록하는 수준을 넘어, 목격자의 진술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내용을 덧붙여 주는 아첨형(sycophantic) 인공지능 시스템에 노출될 경우 기억 회상의 정확도는 크게 낮아지고 오류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실증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사실은 인공지능이 기억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과 상호작용한 목격자는 사건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정확하게 기억하게 된다.

특히 어린이와 외상 경험자, 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처럼 취약한 목격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시급히 규명해야 할 연구 과제이다.

또한 인공지능으로 인한 정보 오염이 수사 절차 전반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여러 단계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거치면서 왜곡이 누적되는지 역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형사 수사에서는 이미 자동화 편향(automation bias), 즉 독립적인 인간의 판단보다 알고리즘이 제시한 결과를 그대로 신뢰하는 경향이 잘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이 자신감 있고 체계적인 결과를 제시할수록 전문가들조차 자신의 판단보다 인공지능의 결론에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공지능 증거의 공백

실제 수사 인터뷰 현장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 시스템은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예상 밖의 행동과 영향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수행한 목격자 인터뷰가 배심원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인터뷰가 끝난 한참 뒤, 실제 재판 과정에서야 비로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저자들은 곧 발표할 예정인,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논문에서 법 집행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언어모델의 오류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생성하는 사실 오류(factual errors), 제공된 정보를 충실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충실도 오류(faithfulness errors), 사실은 맞지만 특정 업무 수행에는 실패하는 과제 특이적 오류(task-specific errors)가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오류들이 의사결정 체계 전반으로 어떻게 확산되는지도 함께 모델링하였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수사 인터뷰는 수십 년에 걸쳐 개발되고 경험적으로 검증되었으며,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실제 현장에 정착해 왔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이러한 성과가 법무부의 공식 지침인 『최고 증거 달성(Achieving Best Evidence)』에 반영되어 있으며, 이는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이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인터뷰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반면 현재의 인공지능은 이러한 수준의 과학적 검증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절차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고 저자들은 우려한다.

우리가 제기하는 문제는 혁신 자체를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수사 인터뷰 분야를 이끌어 온 과학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수십 년의 연구는 무엇이 신뢰할 수 있는 증거인지를 이미 보여주었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에도 동일한 수준의 과학적 엄밀성을 요구해야 한다.


출처

원문 제목:
Investigative interviews are key to solving crimes – should AI be helping police with their inquiries?

출판일:
June 26, 2026

글쓴이:
Brandon May (Assistant Professor of Forensic Psychology, Department of Psychology, Florida Institute of Technology; University of Portsmouth)
Rebecca Milne (Professor of Forensic Psychology, University of Portsmouth)

플랫폼:
The Conversation

이 글의 의미

이 글은 수사 인터뷰가 단순한 정보 수집 절차가 아니라 형사사법 전체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정임을 강조한다.
인공지능은 경찰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인터뷰의 질을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목격자의 기억을 왜곡하고 오류를 확산시킬 위험도 지닌다.
특히 취약한 목격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자동화 편향의 문제는 충분한 검증 없이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도입은 기술적 효율성보다 증거의 정확성과 법적 신뢰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이 글은 혁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과학적 기준에 맞추어 인공지능을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