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업 임원들은 AI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잠재적 재앙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기업 임원들 가운데 일부는 인공지능(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동시에, 이 기술이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지하 벙커에서 외딴섬에 이르기까지, 기술 업계의 최고 부유층 일부는 자신들이 속한 산업이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기술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 혁신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고르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에 따른 위험 역시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사람들과, 그 기술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불평등한 관계를 오랫동안 '위험 위치(risk positions)'라는 개념을 통해 연구해 왔다. 사람들이 부와 경제적 권력에 따라 사회에서 서로 다른 위치를 차지하듯, 위험에 노출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다는 것이다.
그 한쪽 끝에는 위험을 만들어내면서 상당한 이익을 거두되, 그에 따른 부정적 결과는 대부분 회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쪽 끝에는 그러한 활동에서 얻는 혜택은 거의 없으면서도 그 비용의 불균형적으로 큰 몫을 떠안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대가를 치르는가?
위험을 만들어내는 활동에서 얻는 경제적 보상은 막대할 수 있다. 예컨대 환경 파괴나 금융 불안을 초래하는 산업은 사회 전체에 상당한 비용을 떠넘기면서도 소수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줄 수 있다.
그러나 기술 산업만큼 경이로운 규모의 부를 창출한 산업은 드물다.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 가운데 일부가 기술 산업에서 탄생했으며, 이들 기업의 창업자들은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했다.
사진 설명: 생성형 AI의 확산은 데이터센터와 기타 디지털 기반 시설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2026년 1월 미국 조지아주 뉴턴 카운티에 있는 메타의 스탠턴 스프링스 데이터센터. (AP Photo/Mike Stewart)
더욱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전망은 위험을 수반하는 기술을 계속 개발하도록 부추기는 강력한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문제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을 넘어서는 위험이 왜 계속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려면,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위험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그에 따른 비용을 전부 부담하지 않는다면, 사회에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결과가 초래되더라도 위험을 계속 만들어낼 경제적 유인이 존재한다. 위험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그 결과를 효과적으로 회피할수록,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가되는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구조에서 위험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단순히 위험을 감수하는 활동에서 이익을 얻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위험이 초래할 수 있는 파국적인 결과까지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위험 감수에 따른 이익은 거두면서도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손실은 회피하는 '가치 편취자(value skimmers)'의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이는 위험을 통해 이익을 얻지만,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결과도 함께 감당하는 '가치 향유·부담자(value surfers)'와 구별된다.
재앙의 결과를 피하기 위한 준비
이러한 구분은 기술 기업 임원들 사이에서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재앙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현상을 살펴볼 때 특히 선명하게 드러난다.
AI 업계의 여러 저명인사는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인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에도 AI 개발 속도는 전혀 늦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I 패권을 둘러싼 경쟁에 몰두한 거대 기술 기업들은 서로에게 조금도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인다.
생성형 AI에 대한 우려는 업계 내부에서도 제기되어 왔다. 이 분야의 직원들과 연구자들은 AI 개발의 규모와 야심에 경종을 울려 왔다. 그 과정에서 AI 개발을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유하거나, 공상과학 영화 속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 기술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업계 지도자들 가운데 일부가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에도, 그들이 이끄는 기업의 사업 모델은 디지털 기반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확장은 일반 시민들이 디지털 연결에 끊임없이 의존하도록 만들고, 그에 수반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를 더욱 좁힌다.
AI가 디지털 네트워크에 갈수록 깊숙이 통합되면서, 그 네트워크 자체도 더욱 취약해지고 위험에 노출된다. 우리 삶의 어느 영역도 인터넷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가 언제나 기술 기업들의 결정과 처분에 좌우되는 처지에 놓이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시민들은 이에 맞서 저항할 수 있을까?
사진 설명: 2026년 10월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시위의 일환으로, 시위대가 앨버타주 의회 건물 앞에 모여 있다. (THE CANADIAN PRESS/Amanda May Erickson)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현대 사회를 우리가 '독이 든 케이크(poisoned cake)'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하는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문제에 끊임없이 직면해야 하는 사회로 보았다.
이 비유에는 그가 '위험 사회(risk society)'라고 명명한 현대 사회의 핵심 문제가 담겨 있다. 현대적 발전이 가져오는 혜택은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반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이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범위를 훨씬 넘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벡은 시민들이 이러한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직면한 위험의 실체를 깨닫게 되면, 위험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로부터 사회 체계의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집단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한 집단적 행동이 일어날 조건이 이제 형성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반대하는 시위와 소셜미디어의 폐해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해 달라는 부모들의 정부에 대한 요구는, 사람들이 자신이 실제로 어떤 위험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두 가지 움직임에 불과하다.
자신이 만들어내지 않은 위험의 가장 무거운 부담을 떠안는 현실을 시민들이 더 이상 용인하지 않으려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논쟁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쪽이 시민들일지, 정치인들일지, 아니면 거대 기술 기업들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출처
원문 제목: Tech executives are profiting from AI as some prepare for a possible catastrophe
출판일: November 5, 2026, 12:18 p.m. EST
글쓴이: Dean Curran (Associate Professor, Sociology, University of Calgary)
플랫폼: The Conversation